나경원 지원에도 지지율 상승은 "글쎄..."전국적 행보-네거티브 공방이 힘 반감시켜
  • “진짜 무서운 것은 따로 있는데…”

    서울시장 재보선 무소속 박원순 후보 캠프 한 관계자가 기자에게 조심스럽게 말했다. 한창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벌이는 ‘네거티브’ 공방에 대한 이야기 중이었다.

    “그게 뭐냐”며 바짝 얼굴을 당긴 기자에게 이 관계자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듯 한마디를 남기고 자리를 떠났다. “그쪽에 요즘 전국적으로 바쁘신 분 있잖아요. 근데 요즘 통 얼굴 뵙기가 힘드네…”

    박근혜 전 대표 얘기였다. 박 후보 입장에서는 가장 큰 골칫거리였던 박 전 대표의 지원 유세가 “생각만큼은 대단치 않다”는 표현이다.

    실제로 박 후보 측에서는 박 전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 유세에 등장하면 지지율 역전까지도 각오했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연이은 지원에도 두 후보의 지지율은 ‘초박빙’이다.

    오히려 17~19일 사이 진행된 YTN 여론조사에서 박원순 후보 지지율은 44.3%, 나경원 후보 지지율은 39.3%를 각각 기록했다. 박 후보가 5% 포인트 앞서 오차 범위를 넘어 리드(1.6%)한 것이다. 18일은 박 전 대표가 나 후보의 손을 잡고 곳곳에 골목길 유세를 벌인 날이다.

    박 후보는 20일 평화방송 라디오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그렇게 뛰고 있는데, 내가 약간의 우위는 그래도 갖고 있지 않느냐”고 자신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는 또 “박 전 대표도 결국 한나라당의 지난 10년간 서울시정, 이명박 정부의 4년에 대해 책임이 없는 것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박 전 대표든, 누구든 서울시민들의 마음을 얻을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 ▲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박근혜 전 대표와 함께 13일 서울 구로구 구로동 구로 디지털산업단지 내 마리오타워에서 벤처기업협회를 방문하고 나서 함께 걸어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가 박근혜 전 대표와 함께 13일 서울 구로구 구로동 구로 디지털산업단지 내 마리오타워에서 벤처기업협회를 방문하고 나서 함께 걸어 나오고 있다.ⓒ연합뉴스

    각 선거캠프에서는 박 전 대표 지원이 표가 나지 않은 이유로 지원유세 분산을 꼽고 있다. 박 전 대표도 크고 작은 선거가 전국 곳곳에 있는 만큼 서울시장 선거 하나에만 매달릴 수는 없는 입장이다. 박 전 대표는 부산, 함양에 이어 19일에는 강원도 인제를, 20일에는 충주로 발길을 돌렸다.

    박 후보 측 관계자는 “지난 18일 잠실경기장에서 열린 범외식인 10만인 결의대회에서 박 전 대표가 나 후보와 함께 유세에 나섰지만, 우리 측에서도 손학규 대표와 문재인 이사장 등이 나섰다. 매일 같은 지원 유세가 아닌 이상 박 전 대표의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일 대서특필되는 박 후보 의혹과 관련된 보도들이 정작 박근혜 파워를 반감시키고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박 후보 선대위 이인영 본부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의 영향력이 상당히 나타날 수 있다고 봤는데 오히려 한나라당의 네거티브 선거전 속에 묻혀 버린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치평론가 고성국 박사는 "박 전 대표와 나경원 서울시장 후보의 표가 다르다면 영향력이 클텐데, 그동안 보수세력이 결집해왔던 중이었기에 수치적 효과는 크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다.

    고 박사는 이어 "'박근혜 효과'는 지역에 따라 다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서울 유권자 대다수도 순수 토박이가 아닌 만큼, 박 전 대표가 지역에서 바람을 일으키면 그게 돌아 서울까지 영향을 줄 수도 있다"는 게 그의 예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