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후보 돕기 위해 왔다” 한나라당-친박 미래연합간 논란 종지부
  • ▲ 20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오는 10.26 충북 충주시장 재거에 출마한 이종배 후보의 지원유세를 위해 충주시 교현동 충주노인복지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 20일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오는 10.26 충북 충주시장 재거에 출마한 이종배 후보의 지원유세를 위해 충주시 교현동 충주노인복지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충주=최유경 기자]

    “한나라당에서 짤린 사람이 말이 많아.”

    “왜 우리더러 비키라 해! 여기가 한나라당 땅이냐.”

    20일 충주시 노인복지관 앞에는 10.26 충주시장 재선거에 출마한 한나라당 이종배 후보 선거운동원과 미래연합 김호복 후보의 선거운동원 간의 ‘자리싸움’이 벌어졌다.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의 방문에 맞춰 서로 더 돋보이는 위치에 서기 위해서다.

    이날 오전 박 전 대표가 복지관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각 후보 진영 간의 신경전은 더욱 날카로워졌다. 양 진영은 각각 후보의 이름을 연호하면서 서로 밀치는 등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선거운동기간 내내 이같은 상황이 반복되자 사복경찰 50여명이 스크럼을 짤 정도였다.

    김 후보는 박 전 대표가 이 후보를 지원하러 온 것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건 그쪽해석이고 박 전 대표는 충주 시민 삶의 모습을 지키기 위한 민생투어 (차원에서) 왔다. 연설도 없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마치 박 전 대표가 지원한 것처럼 (한나라당 후보가) 해석하고 있는데 경선도 없이 공천했다. 당선되면 입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박 전 대표는 이날 이종배 한나라당 후보와 함께 복지관을 둘러보고 충주에서의 전 일정을 함께 했다. 이 후보에게 힘을 실어준 것이다. 김 후보는 복지관에 들어서지 못하고 박 전 대표의 다음 일정인 풍물시장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5일장이 열린 풍물시장에서도 이 후보와 김 후보 운동원 간의 격돌이 벌어졌다. 시장 입구에서 수십여 명의 양측 후보 운동원들은 모두 ‘박근혜’를 외치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 후보측은 “현재 민주당하고 차이가 많이 나지 않는 상태에서 친박연대, 무소속하고까지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야권의 숨은 표를 무시할 수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김호복 후보도 억울한 면은 있다. 김 후보는 2006년 보궐선거에서 충주시장에 당선됐으나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민주당 우건도 전 시장에 패했다. 우 전 시장의 ‘네거티브’ 공세에 밀린 것이다. 우 전 시장은 김 후보에 대한 허위사실을 유포한 점이 유죄로 인정돼 끝내 시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한나라당은 이번 충주시장 재선거가 민주당 시장의 선거법 위반에 따라 발생, 유리한 국면을 맞는 듯 했으나 미래연합, 무소속 후보의 등장으로 민주당 후보와 오차 범위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상황이 여기까지 치닫자 박 전 대표가 정리에 나섰다. 충주산업단지관리공단을 찾은 그는 취재진에게 “저는 한나라당 후보를 돕기 위해서 왔다”며 충주에 온 목적을 분명히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