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씨, 진짜 누구세요?”
  • ▲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연합뉴스
    ▲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 ⓒ연합뉴스

    “민주당 손학규 대표님은 지금 새 정치의 씨앗을 뿌리는 게 아니라, 한국 의회 민주주의와 정당정치의 몰락을 불러들이고 있습니다. 차라리 민주당을 떠나십시오. 그게 한국의 정치를 살리는 길입니다.”

    한나라당 최구식 의원이 손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최 의원은 20일 보도자료를 통해 “아무리 유권자가 정치를 욕하고 정당에 침을 뱉더라도 집권 경험이 있는 공당은 공당으로서 가야 할 길이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집권을 경험한 책임 있는 정당”이라고 밝혔다.

    이는 전날 손 대표가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서울시장 선거) 처음엔 민주당이 너무 나서면 선거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이젠 체면을 따지기 어렵게 됐다. 사무총장이 대처방안을 강구해달라”고 발언한 내용을 강하게 비판한 것.

    최 의원은 “국익을 위해 지지층을 배반해야 할 때가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신의 지지층만을 생각했다면 어떻게 한-미 FTA를 추진하고, 이라크 파병을 단행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어 “손 대표는 9월28일 라디오 연설에서 ‘서울시장 선거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정당정치의 복원이냐 위기냐 하는 막중한 선거다. 정당과 함께 하지 않는 나 홀로 정치, 거리 정치, 무소속 정치로는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어렵다’고 했는데 불과 20일 전 자기 입으로 한 말과는 정반대 방향으로 무소속 후보의 뒤만 따라다니고 있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제1 야당 대표의 이런 언동이 국민의 정치불신을 더욱 부채질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 의원은 “저는 민주당과 생각이 다른 부분이 많지만 존경하는 부분 또한 많다. 그런데 손 대표 말씀을 들으면 저보다도 더 민주당과 당원을 우습게 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에 대한 존중이나 당원에 대한 존중은 커녕 이익이냐 손해냐, 이용가치가 있느냐 없느냐만 따지는 것 같다. 그러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말이 나오나. 민주당은 기호 2번입니다. 김대중 후보와 노무현 후보 모두 2번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10번을 찍어달라고 하느냐”고 했다.

    최 의원은 “손 대표는 인간적으로 가깝고 존경했던 선배로 이 글쓰기가 어려웠습니다만, 선공후사(先公後私), 선배님이나 저나 공인이다. 다시 한번 부탁하는데 차라리 민주당을 탈당하십시오. 민주당과 정당정치를 더 이상 욕되게 하지 마십시오”라고 했다.

  • ▲ 지난 13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선거 출정식에서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 13일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무소속 박원순 서울시장 후보 선거 출정식에서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원순 후보와 관련해선 “생계는 어떻게 꾸려왔는지, 진짜 직업은 무엇인지, 무슨 생각을 하며 살아왔는지 모르는 분을 서울시장으로 받아들이면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솔직히 겁이 난다”고 했다.

    박 후보에 대한 검증 과정을 ‘네거티브’ 공세라고 맞서는 것에 대한 지적이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정당의 역할은 유권자를 대신해 공직후보자를 검증하는 것이다. 민주당 이용섭 대변인은 ‘인사청문회 세 번 거쳤는데 공직자가 겪어야 될 운명이고 숙명이다. 공직은 헌신하고 봉사하고 절제하는 자리다. 나도 인사청문회 응하면서 수없는 날을 잠 못잤다. 의혹이 제기되면 그것 하나하나에 대해 소명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의원은 “네거티브는 사실과 다른 것, 또는 작은 사실을 침소봉대하여 덮어씌우는 것을 말하기 때문에 검증과는 다르다”고 했다.
     
    이어 “박원순 씨는 검증이 무엇인지 잘 모르는 것 같다. 검증받지 않고 살아서 그런 모양이다. 검증은 받는 것이 아니라 하는 것인 줄로만 아는지도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그래서 묻습니다. 박원순 씨. 진짜 누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