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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18일 서울 도심을 누비며 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를 지원했다. 박 전 대표는 “나 후보를 찍어달라”는 유세 대신에 명동, 신사동에서 만난 시민 한명 한명에게 인사를 건넸다. 낮은 자세였다.
박 전 대표는 지난 13일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이래로 단 한번도 ‘한나라당’을 내세우지 않았다. 시민속으로 뛰어드는 방법을 택했다. 한나라당 시장이 사퇴해서 발생한 선거인만큼 겸손하게 선거를 치러야 한다는 뜻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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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8일 오전 서울 명동지하쇼핑센터를 방문, 한 상인과 인사를 나누며 포옹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박 전 대표와 가까운 이성헌 의원은 “박 전 대표는 지금까지 해왔던 지원유세와는 달리 당이 자중하는 모습으로 선거운동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를 잡고 단상에 오르기 보다는 시민들과 진심으로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17일 경남 함양 유세 때 갑자기 2천여명의 인파가 몰려 교통이 마비되는 등 발이 묶여 잠시 단상에 올라 인사말을 건네기는 했지만 앞으로 박 전 대표가 마이크를 잡을 일은 없을 전망이다.
대신 박 전 대표는 적극적으로 시민들에게 먼저 다가간다는 전략이다. 그는 이날 명동 만난 고등학생들에게 “시험은 잘봤어요?”라고 물은 뒤 학생들이 멋쩍은 표정을 짓자 “곤란한 것을 물었나?”라고 말해 학생들의 웃음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길거리에서 호떡을 산 뒤 취재진에게 “혼자만 먹어서 미안한데… 부러우시죠?”라면서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박 전 대표의 인기는 단연 ‘연예인급’이었다. 소공동 지하상가에서 만난 한 상인은 박 전 대표를 끌어안고 울먹였고 한 시민은 “건강하셔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후 신사동 가로수길을 찾아 전문직 종사자 5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참석자 중 여성 방송작가에게는 “바쁘게 일하는 데 아이 걱정이 많겠다.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수 있어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국가적으로 중요한 아젠다이다.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한 참석자가 박 전 대표의 조카인 가수 은지원을 거론하며 즐겨보는 TV 프로그램에 대해 묻자 “‘1박2일’요? 그것도 봤어요”라고 답하는 등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간담회를 이어갔다.
박 전 대표는 앞서 이날 오전에는 '범외식인 10만인 결의대회'가 열리는 잠실 종합운동장을 찾아 요식업계 관계자들의 애로사항을 들었다. 박 전 대표는 이 자리에서 의제매입 세액공제를 법제화하겠다고 약속했다.
박 전 대표는 19일에는 강원도 인제를 찾아 한나라당 이순선 군수후보를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