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6 재보선 지원 닷새째 맞아 경남 함양 찾아한나라, 한번도 깃발 못 꽂아…朴, 표심 흔들까
  • ▲ 10.26 재보선 지원에서 나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7일 오후 경남 함양군 함양읍 낙원 사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손을 흔들며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 10.26 재보선 지원에서 나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7일 오후 경남 함양군 함양읍 낙원 사거리에서 열린 유세에서 손을 흔들며 지지를 당부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남 함양=최유경 기자]

    “니 봤나”
    “내는 손잡았데이”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가 17일 낮 경남 함양을 찾았다. 10.26 재보궐 선거에 나선 최완식 한나라당 함양군수 후보를 지원하기 위해서다. 5일장이 열린 함양중앙시장에는 2천명이 넘는 구름관중이 몰려 한바탕 인산인해를 이뤘다.

    박 전 대표가 차에서 내리자 사람들은 “사랑합니다”, “반갑습니다”를 외치며 손을 연신 흔들었다. 한 60대 노인은 “박근혜 여사 꼭 대통령이 되어야 된데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당초 박 전 대표는 일체 연설 없이 바로 함양중앙시장에서 군민들과 만난다는 계획이었으나 갑자기 불어난 인파에 발이 묶이고 말았다. 단상에서 확성기로 “질서를 지켜달라”는 요청이 계속됐지만 경찰도, 진행요원도 속수무책이었다.

    이에 사회자가 “처음으로 함양에 방문하셨다. 너무나 보고 싶은 얼굴”이라며 그를 소개 하자 박 전 대표가 단상위로 올랐다. 그는 마이크를 잡기 전 “저 옷(한나라당 점퍼) 안 입어도 될까요?”라고 나지막이 묻기도 했다. 무소속 후보가 난무하는 만큼 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하고자 이곳에 왔음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대표는 “함양군민 여러분 이렇게 따뜻하게 맞아주셔서 고맙다 .따뜻한 마음 아껴주시는 마음 잊지 않겠다. 최완식 후보를 도와주시면 같이 의논해서 잘 사는 농촌 되도록 따뜻한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인사말을 전했다.

    그는 인사말을 마친 뒤 곧장 시장으로 진입하려고 했으나 박 전 대표를 만나려는 인파가 끊이질 않아 경호원과 당직자들이 인간띠를 만들어 이동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일부 군민들은 박 전 대표의 품에 와락 안기거나 손을 잡고 놓아주지 않아 연단에서 시장 입구까지 200m 진입하는데 20분 이상 소요되기도 했다. 박 전 대표는 “손이 아파서.. 살살 잡아주세요”라고 말하면서도 끝까지 미소를 잃지 않았다.

    그의 인기는 시장에서도 대단했다. 사람들이 물밀듯이 밀려들어 우르르 넘어질 뻔하는 등 아찔한 순간이 계속됐다.

    함양중앙시장 상인인 김일녀(63)씨는 박 전 대표와 악수한 뒤 감격에 겨워 눈물을 쏟기도 했다. “우리 함양이 이제 질로 잘될끼라. 내 눈물이 나오네. 여기가 지리산자락이라 전라도 지지가 있는데 무소속은 안된다. 박근혜가 왔으니 한나라당이 함양 키워주지 않겠나”고 말했다.

    김명석(45)씨도 박 전 대표의 방문을 크게 반겼다. 김씨는 “함양이 진짜 좋아지려나보다. 대통령 후보까지 와서 이래 신경을 쓰니…이런 쪼끄만 도시는 안올 줄 알았다.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 ▲ 10.26 재보선 지원에서 나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7일 오후 경남 함양군 함양읍에서 한 아이의 손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
    ▲ 10.26 재보선 지원에서 나선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17일 오후 경남 함양군 함양읍에서 한 아이의 손을 잡고 있다. ⓒ연합뉴스

    박 전 대표가 함양을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년 전인 2006년 지방선거 당시, 유세계획이 잡혀있었으나 대전 시장선거 지원과정에서 ‘면도칼 테러’를 당하는 바람에 일정이 취소됐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최 후보 및 상인들과 중앙시장내에 위치한 병곡식당에서 점심으로 순대국밥을 먹었다. 이후 성민보육원을 찾아 보육정책의 필요성을 강조 한 뒤 함양특산물 농협가공소를 잇따라 찾았다.

    함양은 영남권으로 분류되나 그간 한나라당은 지난 3번의 군수 선거에서 단 한번도 깃발을 꼽지 못했다. 지리산 자락에 위치해 전라도의 영향을 크게 받은 탓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무소속 윤학송 후보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두관 경남지사의 초대 비서실장 출신으로 이날도 한명숙 전 총리가 직접 지원유세에 나섰으나 박 전 대표와 마주치지는 않았다.

    경남도 지역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군현 의원은 “여기가 남원이랑 가까워 민주당 영향력이 큰 것이 사실이나 지금 (무소속이 아닌) 한나라당이 해야 한다는 여론이 크게 형성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편, 이날 유세에는 이 의원 외에도 유승민 최고위원, 김무성 전 원내대표 등이 함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