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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한나라당 서울시장 후보가 당명을 배제한 ‘선거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한나라당 후보임을 강조하는 것보다 ‘인물론’으로 승부를 보려는 전략이다.
나 후보는 지난 13일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이래로 단 한차례도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라는 어깨띠를 두른적이 없다. 한나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을 고집하지도 않았다. 분홍색과 파란색 어깨띠를 그때그때 옷 컬러에 맞춰 착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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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후보 캠프측은 “어깨띠 끝부분에 한나라당 로고는 박혀 있지만 당명은 적혀 있지 않다”고 말했다.
시민들과 직접 대면하는 자리인 간담회 등에 참석할 때는 최소한의 캠프 인사들과 함께 어깨띠도 두르지 않고 자리했다.
나 후보는 특히 젊은층과 만날 때는 더욱 신경을 썼다. 지난 17일 마포구의 한 청년창업센터를 찾았을 때는 짙은 회색 점퍼를 입었다. 한나라당이 취약한 젊은층 표심을 잡기 위해 ‘당색’을 드러내는 것보다는 자신의 대중성으로 승부하겠다는 판단이다.
이는 지난 4.27 분당 재보선 당시 손학규 민주당 대표의 전략과 유사하다. 손 대표가 쓴 전법으로 손 대표가 지원하는 범 야권 후보와 진검승부를 벌이는 것이다.
당시 손 대표는 분당시내 곳곳에 배치한 플래카드에 민주당을 상징하는 ‘초록색’을 없앴다. 또한 플래카드 가장 구석에 겨우 민주당 로고를 넣었다. 유심히 살피지 않으면 눈에 들어오지 않는 위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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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사 출신인 손 대표의 ‘인물’은 선호하나 민주당에 호감이 적은 표심을 파고들기 위한 전략이었다.
손 대표는 한나라당의 텃밭으로 불리던 분당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제치고 승리하며 이같은 ‘인물 마케팅’은 성공을 거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