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당과 통합, 두고두고 조롱거리 될 것"

전향한 전직 좌파운동권이 진보신당 앞에서 일천배(一千拜)를 올렸다. 민노당과의 통합을 만류하기 위한 간곡한 염원을 담은 일천배는 뙤약볕 아래서 약 세시간여동안 진행됐다.

남북청년행동 준비위원회(대표 최홍재, 이하 청년행동)는 1일 오전 10시 서울 여의도 진보신당 앞에서 종북주의 정당 민노당과의 통합을 반대하는 뜻에서 최홍재 대표가 일천배를 올리는 행사를 가졌다.

진보신당은 4일 예정된 임시전당대회에서 '조직진로에 대한 최종 승인의 건’을 안건으로 채택, 민주노동당과의 통합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청년행동은 "민노당은 핵개발과 북한인권유린, 일심회 간첩단 사건 등 북한의 反인륜적 反평화적 행태를 애써 외면하고 김정일체제를 옹호하는 조선노동당 2중대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청년행동은 "진보신당-민노당 통합은 종북주의자에 대한 투항으로, 종북세력과 운명을 같이 하는 것"이라고 강도높게 규탄했다.

청년행동은 "종북세력과의 통합은 대한민국 국민이 선택해서는 안될 검은 거래"라며 진보신당의 민노당 통합 움직임에 거듭 반대의 뜻을 밝혔다.

청년행동은 이 날 일천배는 민노당과의 통합을 만류하는 뜻을 진보신당 당원들에게 간곡히 호소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청년행동은 "(민노당과의 통합으로) 종북주의자에 투항하면 한국 진보는 끝"이라며 "좌파의 가치는 두고두고 조롱거리가 되고 말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대표의 일천배는 오전 10시가 조금 넘어 시작돼 약 세시간여 동안 진행됐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이다.

진보신당 당원 동지들께 일천배를 드리며 호소함

존경하는 진보신당 당원 동지들. 이미 아시다시피 저는 동지들과 생각이 많이 다릅니다. 우리 삶을 규정짓고 있는 역사에 대해서도 다르거니와 우리 삶을 둘러싸고 있는 현실의 구조에 대한 관점에서도 공통점보다 차이가 더 큽니다. 하지만 저는 당원님들을 동지라 부릅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저는 20대 때 학생운동과 재야운동을 하였습니다. 주변머리가 없었던지 세 차례 감옥생활도 하였습니다. 이런 까닭에 좌파들의 민중에 대한 진실하고 헌신적인 사랑에 대해 잘 알고 있습니다. 피의 혁명과 전체주의적 강압만을 멈춘다면 그것은 그 자체로 인류의 고귀한 재산입니다. 불민하나 제가 그 첫 마음을 놓치지 않으려 하기에 당원님들을 동지라 부릅니다.

두 번째는 당원님들과 같은 길을 걷고 있기에 동지라 부릅니다. 북한인권실현 바로 그것입니다. 선배 좌파들이 그러했고 당원동지들이 역시 그러하듯이 저에게 국경은 그저 인위적이고 일시적인 경계일 뿐입니다. 그것을 핑계로 그 어느 누구도 인간의 자유와 존엄을 함부로 할 자격은 없습니다. 국경선은 독재자들의 보호막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믿음과 인간의 존엄함을 공유하기에 당원님들을 동지라 부릅니다. 마치 일제에 저항한 좌파와 우파가 모두 동지였듯이, 김정일세습체제를 반대하고 북한인권을 위해 싸우는 당원님과 저는 동지라 믿는 것입니다.

존경하는 진보신당 당원동지들
동지들의 지금까지의 길이 매우 어렵고 험난했다는 것은 알고 있습니다. 그에 대해서 흉금을 터놓고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 간절하며 앞으로 그런 인연이 닿기를 고대합니다. 하지만 아무리 이해하고자 해도 종북주의자들에게 투항하려는 진보신당 일부 사람들의 태도는 참으로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일심회 사건을 계기로 분당을 결행했던 분들이 동일한 성격의 왕재산 사건이 전개되고 있는데도 아무 일 없었다는 듯이 합친다면 우리 국민 누가 그것을 이치에 닿는 일이라고 하겠습니까? 곽노현의 검은 거래처럼 보겠습니까 아니면 진보의 대의때문이라 여기겠습니까?

진보신당 동지들이 지금까지 언급한 것처럼 민노당은 조선노동당 2중대이며 종북주의정당입니다. 그런데 그들에 투항하면 진보신당은 3중대가 되고 맙니다. 고작 김정일 3중대가 되자고 지금까지 어렵게 진보의 싹을 지켜왔단 말입니까? 좌파의 가치를 자부해 왔던 것입니까? 몇몇 사람 국회의원 만들자고 투항하기엔 동지들의 기간 노력과 이루고 싶은 꿈이 너무 억울합니다.

당원 동지들.. 이번에 종북주의자에 투항하면 한국 진보는 끝입니다. 좌파의 가치는 두고두고 조롱거리가 되고 맙니다. 거기가 무덤입니다. 아시지 않습니까? 부디 호소합니다. 동지들. 진보의 싹을 지키고 미래를 도모하기 위해, 죽어도 멋진 좌파의 가치를 위해 종북주의자에게 투항하는 일만은 막아주십시오.

2011년 9월 1일
남북청년행동(준) 대표 최홍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