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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신성' 로리 매킬로이가 메이저 골프대회 가운데 하나인 US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하자 그의 고향도 들썩였다.
AP통신은 20일 매킬로이가 US오픈에서 우승하는 순간 그가 어릴 때부터 드나들었던 북아일랜드의 홀리우드 골프클럽 표정을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매킬로이는 '걸음마를 하기 전부터' 아버지를 따라 이곳에서 골프를 배웠다고 한다.
이날 클럽에 모인 이웃 주민들은 '로리, 로리, 할렐루야'라고 외치면서 자신들의 동네에서 새로운 '골프 황제'가 배출된 것을 자축했다.
한 남성은 경기 장면이 나오던 화면에 입을 맞추기까지 했다.
매킬로이가 다녔던 설리번 어퍼스쿨(고교과정)에 일했던 존 스티븐슨은 "로리는 우리의 영웅"이라면서 "이 나라의 모든 사람이 그를 응원했다"고 말했다.
매킬로이, 우승하자마자 트위터에 '인증 샷'
필드에서는 묵직한 '승부사'인 매킬로이도 평소 생활에서는 소셜네트워킹을 즐기는 영락없는 젊은이였다.
매킬로이는 US오픈 우승을 확정 짓자마자 트위터(@McIlroyRory)에 대회 우승컵 사진을 올렸다.
트로피의 뒤편에 카메라를 든 사람들이 빼곡히 앉아있고 조명이 빛나는 것으로 미루어 기자회견 전에 우승컵을 테이블에 올려놓고 기념사진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이 사진이 올라온지 한 시간도 지나지 않아 1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려 '차세대 골프 황제'의 인기를 실감케 했다.
니클라우스 "매킬로이, 내 페이스 앞질렀다"
골프의 '살아있는 전설' 잭 니클라우스(미국)는 US오픈에서 우승한 매킬로이가 자신을 뛰어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니클라우스는 "그 아이(매킬로이)가 위대한 업적을 쌓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그의 성적은 내 페이스를 앞지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대회에서 16언더파 268타로 우승한 매킬로이는 니클라우스와 타이거 우즈 등 세계 정상급 골퍼들의 최소타 기록(272타)을 4타나 줄이고 우승했다.
2차 대전 이후 최연소 우승 기록도 니클라우스가 1962년 작성한 22세5개월을 4개월 줄였다.
4월 마스터스에서 마지막 라운드 고비를 넘지 못하고 무너진 매킬로이는 이후 니클라우스로부터 조언을 듣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밝힌 바 있다.
니클라우스는 "별다른 조언을 한 것은 아니고 마스터스에서의 일을 계기로 배웠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매킬로이가 마스터스 당시 실망을 많이 했을 것"이라면서 "그런 일은 다시 일어나지 않을 것이고 일어나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한편, 테니스 세계랭킹 1위인 라파엘 나달(스페인)도 축하메시지를 보냈다.
열렬한 골프팬으로 알려진 나달은 매킬로이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좋은 스윙을 하는 선수 중 한 명"이라면서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할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미국, 메이저대회 우승 가뭄 계속
올해 두 번째 메이저 골프대회인 US오픈에서 자존심 회복을 노리던 미국골프가 이번에도 우승에 실패했다.
지난해 4월 마스터스에서 필 미켈슨이 그린 재킷을 입은 이후 미국 선수들은 1년 넘도록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지 못했다.
작년 4대 메이저대회 중 마스터스를 제외한 3개 대회에서 유럽과 남아공 선수가 정상에 올랐고, 올해도 남아공의 찰 슈워젤(마스터스)과 북아일랜드의 매킬로이(US오픈)가 우승했다.
이번 US오픈에서 미국 선수 중에는 무명에 가까운 케빈 채펠과 로버트 개리거스가 공동 3위에 오른 것이 최고 성적이다.
이들 외에는 10위 안에서 미국 선수의 이름을 찾아볼 수 없었다.
세계 1위 도널드 '너무 바빠서 부진'
세계 골프랭킹 1위인 루크 도널드(잉글랜드)는 최근 일정이 너무 촘촘해 US오픈에서 부진했다고 털어놨다.
이번 대회에서 도널드는 5오버파 289타로 공동 46위에 머물렀다.
'메이저 무관'이라는 꼬리표를 떼고 싶었으나 올 시즌 미국과 유럽을 오가며 쉬지 않고 대회에 출전하는 바람에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도널드는 "지난 6∼7주 동안 너무 지쳤다"면서 "다양한 국가에서 너무 많은 경기를 했고 너무 많은 시간대를 거쳤다"고 피로를 호소했다.
이어 "2개 투어를 동시에 출전하면서 휴식기를 갖기는 매우 어렵다"면서 내달 초까지는 쉬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메이저대회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도널드는 우승자인 매킬로이에 대해서는 "골퍼에게서 발견할 수 있는 가장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는 선수"라면서 "그의 경기를 보는 것은 정말 멋지다"라고 극찬했다.
이어 매킬로이의 플레이가 자신에게 의욕을 불어넣었는지, 아니면 사기를 꺾었는지를 묻는 말에는 "둘 다"라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