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내 구성원 반발 예상 밖으로 심각 학생 총장실 점거에 교수, 노조 지지성명
  • 법인화를 추진중인 서울대가 심각한 내홍을 겪고 있다. 지난달만해도 서울대는 법인화 추진을 위한 준비위원회 구성을 마무리하고 반대 입장을 보여왔던 노조가 ‘조건부’로 위원회에 참여하기로 결정하면서 순조로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법인설립 후 구성되는 이사회에 정부측 인사(차관 2명)가 참여하다는 사실이 얼려지면서 학생과 교수드들의 분위기가 급변했다. 정부측 인사가 이사회에 참여하게 되면 서울대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침해 될 우려가 매우 크다는 지적이다. 교과부에 종속되는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란 의견도 있다.

    무엇보다 법인화 후 기초학문연구 비중의 축소, 학생 학비부담 증가 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학내 구성원들 사이에서 점 점 더 높아지고 있다.

    조건부로 설립준비위 참여의사를 밝혔던 노조역시 교수 및 학생들과 같은 입장을 보이면서 법인화 반대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더 힘을 얻고 있다.

    여기에 지금까지 성명 발표 수준에 머물렀던 반대움직임이 ‘집단행동’의 모습으로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학교 안팎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30일 오후 6시 학생비상총회에 참석한 대학생 수백명은 법인화 설립준비위원회 해체를 위해 ‘총장실 점거’, ‘국회 앞 촛불집회’, ‘동맹 휴업’ 등을 목표로 내걸고 총장실이 있는 문화관을 점거, 밤샘 농성을 계속했다.

    이날 비상총회에서는 ‘법인화 설립 준비위 해체를 위한 행동’ 여부를 놓고 표결을 벌인 결과, 참석자 1810명 중 95%인 1715명이 찬성했다.

    31일 오전에는 문화관을 점거하고 있는 학생들을 지지하는 서울대 교수와 노조의 성명이 이어졌다. 특히 문화관 점거가 총학생회의 단독이 아닌 ‘서울대 법인화 반대 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의 이름으로 이뤄졌다는 점은 사태의 심각성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한편 문화관을 점거중인 학생들은 일부 보직교수들의 대화제의를 거부한 채 오연천 총장과의 직접대화를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