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신적 동료에서 심한 경쟁자로 변해"
  • (뉴욕=연합뉴스)  미국의 대북인권단체인 북한자유연합과 탈북자 단체 회원 등이 한국 임진각에서 대북 전단 살포를 강행한 가운데 뉴욕타임스(NYT)가 29일 전단 살포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인 2명을 조명했다.

    이 신문은 전단 살포에 나서는 사람들은 대부분 탈북자로, 정치적 성향이 강한 인물이나 복음주의 기독교 사상 운동가들이 적극 나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바람이 북쪽으로 불 경우 앞으로 수주동안 전단 수백만장을 북한에 살포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에서 대북 전단 살포 운동의 중심인물은 박상학씨와 이민복씨로 둘은 처음에 헌신적인 동료였다가 지금은 심한 경쟁자가 됐다고 NYT는 전했다.

    박씨의 경우 대남간첩의 아들로 1999년 가족들과 함께 탈북하면서 남한에 정착, 현재 전단살포 운동을 가장 활발하게 하는 탈북자단체 자유북한운동연합을 이끌고 있다.

    또 이민복씨는 복음주의 기독교 단체 인물이다.

    두 사람은 지난 2003년 북한 정부를 한 번 찔러본다는 심정에서 손으로 쓴 전단지를 문구점에서 산 파티용 풍선에 달아 북한에 띄워보내는 것으로 이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 이들이 띄우는 풍선은 두꺼운 비닐로 만들어진 것으로 크기가 12m나 된다.

    수소가 가득 채워진 이 풍선들은 1천m 이상 하늘로 치솟으며 시한장치가 이를 터뜨려 방수 플라스틱 용지에 인쇄된 수만장의 대북 전단을 북한에 살포하게 된다.

    이들은 가끔 1달러짜리 미국 화폐나 중국 화폐를 풍선에 실어보내기도 한다.

    북한에서 이들 화폐 통용은 위법이지만 실제로는 암암리에 통용되고 있다.

    이민복씨는 전단에서 정신적 주제에 대해 강조하는 편이며 박상학씨는 주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과 그 아들에 대한 권력이양 계획을 공격하고 있다.

    이들의 행동은 북한 정부를 자극해 북한 군부는 최근 전단살포가 계속될 경우 임진각과 휴전선 주변 마을을 무차별적으로 공격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했다.

    북한에서 농학자였던 이민복씨는 지난 1995년 자신의 경제개혁 제안이 상부에 의해 거부된 이후 북한을 탈출했다고 밝혔다.

    그는 "내가 이 운동의 원조"라면서 자신은 1년에 1천500개의 풍선을 띄운다고 밝혔다.

    이는 북한에 보내지는 전단의 90%로 지금까지 2억5천만장이나 된다는 것이다.

    그는 휴전선 근방 이곳 저곳으로 자리를 옮겨가며 전단 살포를 한다.

    이씨는 박상학씨처럼 임진각에서 전단살포를 하는 행위는 공개적인 스턴트쇼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난한다.

    이에 대해 박씨는 이씨가 기독교 광신도라고 공격한다.

    그는 "이씨는 자신이 혁명가이며 대부라고 주장하지만 탈북자들 사이에서도 그는 아웃사이더"라면서 "편협한 시각으로 자신의 일만 고집하는 종교인일 뿐"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