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탁 수뢰 조사 중 강압수사 비판 유서 남겨
  • 인사청탁 대가로 금품을 받은 혐의로 검찰수사를 받던 공무원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경산시청에 따르면 지난 4일 오전 10시 40분쯤 경북 경산시 상방동 종합운동장 내 생활체육관 1층 시설창고에서 경산시청 김모(54·5급) 과장이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부하직원 안모(34)씨 등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숨진 김 과장은 지난 3일 이곳에서 열린 체육행사에 참석한 뒤 퇴근을 하지 않고 있다가 창고로 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씨가 근무한 사무실 책상 위에서는 검찰의 강압수사를 주장하는 A4용지 10장 분량의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서 그는 "나는 비리에 연루된 적이 없는데 검찰이 부당하게 수사한다. 내 말은 믿지 않고 다른 사람 말만 믿어 억울하다"고 적었다. 특히 "검사들이 나를 강압적으로 조사하며 욕설을 하는 등 모욕적인 말을 내뱉었다. 뺨을 3번이나 맞고 가슴도 손으로 맞았다. 인간적인 모멸감을 느낀다. 내가 (최병국 현 시장의)측근이라고 하는데, 변방 과장직에 있는 내가 어떻게 측근이냐…"는 주장도 있었다. 김씨는 올초부터 최근까지 대구지검으로부터 경산시청에서 승진인사에 금품이 오갔다는 혐의로 다른 공무원 2명과 함께 수사를 받아왔다. 그동안 수차례 소환조사를 받았고, 지난달 7일엔 구속영장이 청구됐으나 '피의자방어권이 보호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영장이 기각됐다.

    경산시 관계자는 "검찰이 시장과의 연결고리를 캐면서 동료 직원, 업체 관계자 등 20여명을 수시로 불러 조사하자 심리적으로 중압감에 시달려온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대구지검 측은 "수사과정에서 피의자가 숨져 안타까울 뿐이며, 김씨가 주장한 검찰의 강압수사 부분은 진상을 조사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