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26원 급등 후 야간 거래서 1500원 돌파 1506원까지 치솟다가 1,480원대서 마감확전·유가 급등에 '안전자산' 달러화 급등어제 시간외 거래서 삼성 등 폭락 장세 중동전 장기화땐 韓 경제 '수렁' 불가피
  •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양자회담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가 급등에
    ▲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양자회담에 앞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유가 급등에 "필요한 경우 미 해군이 가능한 한 빨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호송을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AP 뉴시스

    원달러 환율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이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달러당 1500원을 돌파했다. 야간 거래이기는 하지만, 투자자들의 불안 심리가 극대화하고 중동 전쟁 장기화에 대한 우려로 안전 자산으로 인식되는 달러화의 가치가 급등하면서 벌어진 현상이다. 

    이에 앞서 지난 3일 폭락장세를 보이며 '검은 화요일'을 그렸던 한국 증시는 이날 밤에 추가로 수직하락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15% 안팎 대폭락하는 장세를 연출했다.   

    호르무즈해협 봉쇄와 중동전이 장기화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에 육박한다면 한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의 공포와 함께 불황 터널에 접어들 수 있다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시나리오'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불안감이 고조되는 양상이다. 

    취임 이후 미국의 관세 압박 외에 이렇다할 위기를 맞이하지 않았던 이재명 정부로서는 제대로 된 '퍼펙트스톰' 상황을 맞이하게 되는 모습이다. 

    4일(한국시간) 원달러 환율은 한국시간 오전 2시 서울 외환시장 주간 거래 종가와 비교해서 19.6원이나 급등하면서 달러당 1485.7원에 거래를 마쳤다.

    환율은 야간 거래에서 가파르게 상승 폭을 키워나갔으며, 뉴욕증시 개장 30여분 후인 한국시간 4일 0시 5분께 달러당 1,500원을 넘겼다. 이후 잠시 1506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야간에는 거래가 많지 않은데 이런 상황에서 달러화에 대한 패닉 수요가 생기면서 원화 가치가 급락한 것이다. 당국의 개입으로 달러화가 다시 1490원 아래로 내려오기는 했지만, 중동전 양상에 따라서는 언제든 다시 1500원 위로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3월 1500원 위로 올라갔으며, 당시 달러당 1,600원 가까이 폭등하기도 했다. 

    이에 앞서 국내 증시는 금융위기 당시보다 더 큰 폭락장을 연출했다. 

    3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452.22포인트(-7.24%) 폭락한 5791.91에 장을 마쳤다. 이날 지수는 장중 한때 6180.45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오후 들어 중동 전황 악화 소식이 전해지며 끝을 모르는 추락을 거듭했다. 결국 장 중 프로그램 매도 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매도 사이드카'까지 발동됐음에도 불구하고 하락 폭을 줄이지 못한 채 최저점 수준에서 마감했다.

    증시는 특히 이날 오후 7시 11분 기준, 대장주 삼성전자는 전거래일 대비 14.64% 밀린 18만4800원까지 떨어졌다. 정규장 마감가 19만5100원에서 추가로 떨어진 것이다. SK하이닉스 역시 15.55% 급락하며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90만 원 선마저 무너진 89만6000원에 거래됐다. 현대자동차도 17%대의 폭락장을 연출했다. 

    이에 따라 미국 증시의 한국 상장지수펀드(ETF)도 한때 14%까지 폭락했다. 미국 시간 3일 아이세어스 MSCI 한국 ETF는 장중 14%까지 폭락, 2020년 이후 가장 큰 낙폭을 그렸다. 




  • ▲ /중동전 확전으로 안전 자산인 달러화가 급등하면서 원화 가치가 추락하고 있다. /연합뉴스
    ▲ /중동전 확전으로 안전 자산인 달러화가 급등하면서 원화 가치가 추락하고 있다. /연합뉴스

    유가 급등 상황이 이어지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린 글에서 "필요한 경우 미 해군이 가능한 한 빨리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호송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미국 국제금융개발공사(DFC)에 걸프 지역을 통과하는 모든 해운, 특히 에너지 운송에 대해 정치적 위험 보험 및 보증을 매우 합리적인 가격에 제공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란의 저항으로 호르무즈해협이 봉쇄가 길어지면서 국제유가가 급등하자 미군이 직접 선박 보호에 나서겠다는 뜻이다. 하지만 이런 조치가 해협 봉쇄에 대한 실질적 조치가 될지는 미지수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이 본격화한 가운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국제유가는 이날 상승세를 이어갔다. CNBC에 따르면 3일(현지시간)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4.71% 상승한 배럴당 81.4달러로 마감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4.67% 오른 배럴당 74.56달러를 나타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세계 각국에 새로운 차등 관세를 발표하겠다고 밝히면서 불안감을 부추겼다. 무역법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국가별,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DC의 백악관에서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와 만난 자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우리는 ('글로벌 관세' 부과가 가능한) 최장 5개월의 기간을 갖고 있으며, 그동안 (최대치인) 15%로 갈 수 있다. 우리는 다양한 연구를 진행 중이며, 각국에 서로 다른 관세 부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연방대법원의 판결로 무효가 된 상호관세를 대체하기 위해 무역법 122조에 따라 150일 동안 10~15%의 글로벌 관세를 부과하고, 이 기간에 무역법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