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의 형이 여든 된 동생에게 도움 요청화폐개혁으로 식량난 극심 "소식없으면 굶어죽거나..."
  • ▲ 북한에 살고 있는 형이 미국의 동생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애틋한 편지가 공개돼 눈시울을 적시게 하고 있다. ⓒ시크릿 오프 코리아
    ▲ 북한에 살고 있는 형이 미국의 동생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애틋한 편지가 공개돼 눈시울을 적시게 하고 있다. ⓒ시크릿 오프 코리아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 살고 있는 형이 미국의 동생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애틋한 편지가 공개됐다.

    '보고 싶은 00 동생에게 소식 전합니다'로 시작된 이 편지는 여든이 넘은 북녘의 형이 이제 여든이 된 미국의 동생에게 보내는 편지로 상단에 2010.10.15 라는 작성일자가 적혀 있다.

    미국 정보 블로그 '시크릿 오브 코리아'는 23일 "북한에 있는 형이 보낸 이 편지는 지난해 10월 중순 쓰여졌지만 이달 초 미국의 동생에게 전해졌고 봉투에는 발신란에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글자와 함께 북한 주소와 이름이, 수신란에는 영어로 미국 주소가 적혀있었다"며 "천리마동상 등 북한 우표 3장과 북한우체국 소인이 찍혀 있는 이 편지 윗부분에는 D.P.R OF KOREA, 아랫부분에는 PYONGYANG라고 돼 있었다"고 전했다.

    편지에서 북녁의 형은 "동생 가족의 안부를 물으며 희망을 가지고 재회의 날을 기다리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화폐개혁을 할때 송금이 왔는데 그리 효과를 보지 못했다, 환율이 너무 낮아서'"라고 밝혀 화폐개혁이 북한인들의 일상생활에도 큰 어려움을 초래했음을 시사하고 있다.

    형은 편지에 "동생에게 늘 매달려 여직 견뎌냈는데 별수 없어 또 소식을, 빨리 보내달라고 이 편지를 쓰게 된다"며 "'소식(송금)이 없으면 굶어죽거나 얼어죽을 것이요, 소식이 오면 좀 더 살 것'"라고 말해 극심한 식량난이 시달리고 있음을 전했다.

    이 편지를 받은 미국의 동생은 "10월에 쓴 편지를 5개월이 지난 이달초에 받았다. 혹시 그 사이에 무슨 변고나 없었는지 모르겠다"며 "지난해 말 송금했지만 편지를 받고 다시 돈을 보냈으니 이달말에는 돈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동생은 "미국에 이민온뒤 시민권을 받자마자 북한 가족찾기에 나섰고 20여년전 꿈에 그리던 가족을 북한에서 만났다"며 "해마다 꼬박꼬박 적은 돈이나마 보내고 있지만 마흔 남짓된 조카들이 연거푸 목숨을 잃는등 보통 어려운 상황이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다음은 '시크릿 오브 코리아'에 공개된 편지 내용이다.

    보고싶은 OO동생에게 소식전합니다  2010.10.15
    그간 가족 모두 무고한지. 늘 보고 싶으나 희망가지고 기다리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건강하시고 모든 일이 잘 되기만을 고대한 뿐입니다
    여기 모두는 다 잘 지내고 있습니다
    작년 12월 보내준 송금 받았다고 소식 보냈는데 받았는지 궁금합니다
    그때 우리나라에서 화폐개혁을 할때 소식이 왔는데 그리 효과를 보지 못했습니다 [환율이 나무 낮아서]
    동생 내가 지금 최대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요

    이제 두고간 OOOO를 데리고 늙은 것들이 어떻게 살까? 늘 걱정이나 부업도 전보다 더 이약하게 해야 살것 같습니다
    동생, 내가 이제 힘이 있고 명년에 나는 OOOO 고령인데다
    듣지도 못하고 걸어다니지도 못하는 형편에서 누구에게 손내밀겠소
    동생에게 늘 매달려 여직 견뎌냈는데 별수 없어 또 소식을, 빨리 보내달라고 이 편지를 쓰게 됩니다
    내가 굶어 죽기 전에, 얼어 죽기 전에, 소식이 없으면 그대로 될 것이요
    소식오면 좀 더 살고
    일년에 두번 꼭 소식 보내주면 우리 살아서 다시 만날 수 있을 것 같소. 희망은 그것이요 
    동생도 힘들겠지만, 어떻게 하겠소 돌봐주어야지
    정 딸리고 가정에 불화를 가져다주면 안되겠으니 내죄를 용서하고 그만두어도 탓하지 않겠소
    부디 몸 건강히 잘 지내기 바라오
    안녕히, OO보냅니다

    여기 딸라 시세가 요즘에 좀 높아졌으나 아직 낮소

    약값 탄값 쌀값이 무척 비싸니 버는 사람은 없고 나처럼 소비자만 서넛이 되는 사람 힘들게 산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