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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Q&A]후쿠시마 원전 폭발-대지진 영향은?

후쿠시마 원전 폭발 ‘노심용해’는 아니라 다행日 “바닷물 이용해 냉각하면서 빙하도 끌어올 것”대지진 여파, 단기적으로는 이익이나 장기적으로는 부정적

입력 2011-03-13 17:17 수정 2011-03-13 17:31

Q. 지난 12일 일본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했다. 이로 인해 일본과 우리나라를 포함한 주변국에 방사능 낙진이 떨어지지는 않는가.

A. 후쿠시마 원전은 도쿄 북동쪽 약 200km에 위치해 있다. 복수(複數)의 현지 소식통에게 확인한 결과 다행스럽게도 ‘노심융해(Melt Down)’는 일어나지 않았고 연료봉을 담은 용기가 공기 중에 노출되었다. 이 때문에 ‘세슘 137’이라는 방사능 물질이 유출되었으나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니라고 한다. 하지만 대지진으로 인해 지반이 약해진 후쿠시마 원전 2호기와 3호기도 불안정한 상태라 우려를 더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해 현재 원전 바로 옆의 바닷물을 끌어들여 원자로 연료봉의 온도를 낮추고 있다.

만약 노심융해만 일어나지 않는다면 일부 방사능 물질이 유출되었다 해도 일본 타 지역과 우리나라 등에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방사능도 심각하지 않은데다 3월부터는 바람이 남동쪽으로 불게 되는데다 유출량도 극소량이기 때문이다.

Q. 체르노빌 원전폭발 사고와 이번 후쿠시마 원전 폭발이 어떻게 차이가 나는가.

A. 후쿠시마 원전 폭발은 원자로 연료가 가열되어 폭발한 게 아니라 지진으로 원자로 냉각터빈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원자로 연료 수납공간의 외벽이 폭발한 것이다. 때문에 소량의 방사능 물질이 공기 중에 유출되었지만 사람이 통제할 수 없는 수준은 아니다. 현재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바로 옆의 바닷물을 끌어들여 원자로의 온도를 낮추고 있다.

반면 1986년 4월 26일에 일어난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노심융해’ 사고다. 당시 체르노빌 원전은 지어진 지 10년도 채 되지 않은 신형 원전이었는데 원자로 중 하나가 비정상적인 반응을 보이며 급격히 가열, 냉각수를 모두 기화시켜버렸다. 그럼에도 당국이 직원들에게 명확하게 명령하지 않고 버티다 원자로의 노심융해까지 이어져 폭발한 사건이다.

당시 소련 정부가 이 사고가 서방세계에 알려지는 것을 꺼리는 바람에 대규모 방사능 유출 사고로 이어지게 됐다. 이후 체르노빌 원전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수만 명의 사람이 숨지고 수많은 주민들이 피해를 입었다. 기형아도 속출했다. 현재 이 지역은 정부에 의해 철저히 격리돼 있고 사람도 살지 않는 지역으로 남아 있다. 관광코스도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곳을 관광하려는 사람은 정부에 ‘각서’를 제출한 뒤 방사능수치를 측정하는 가이거 계수기를 지난 안내원과 반드시 함께 다녀야 하며, 안내원의 지시에 따라 관람이 가능한 곳에만 들어가도록 되어 있다.

이와 비슷한 노심융해 사고로는 1978년 미국의 쓰리마일 섬 원전사고가 유명하다. 1978년 3월 28일 펜실베니아州 인근의 쓰리마일 섬에 지어진 원전에서 원자로가 과열되고 있음에도 직원의 실수로 냉각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다 노심융해로 원자로가 폭발한 사고다. 사고가 난 뒤 당국은 주변 10km에 거주하던 주민들을 모두 대피시키는 한편 해당 지역을 완전히 격리했다. 미국 정부는 이 사건 이후 원전을 더 이상 건설하지 않게 됐다.

Q. 지금 뉴스에서는 후쿠시마 원전의 폭발 가능성에 대한 속보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이를 막기 위해 우리나라도 뭔가를 해야 하지 않는가.

A. 우선 재난재해에 가장 뛰어난 노하우를 가진 일본 정부의 활동을 믿는 수밖에 없다. 지난 12일 일본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원전 주변의 해수를 끌어들여 원자로의 온도를 낮추는 한편 홋카이도 지역의 빙하를 가져다 냉각시킬 계획을 갖고 있다고 한다. 이미 보도된 대로 주변 20km 내의 주민들도 모두 대피시키고 있다. 이 정도면 '노심융해'라는 최악의 상황이 일어나도 인명피해는 크게 줄어든다.

참고로 원자로는 ‘핵폭발을 천천히 일어나게 해 에너지를 만드는’ 발전시설이다. 연료봉이 핵분열을 일으키는 과정의 속도 등을 조절하기 위한 감속재와 핵분열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로 증기터빈을 돌려 전기를 만든다.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이 터빈을 돌리고 난 물은 그 온도가 300℃를 넘는데다 다량의 방사능을 띠고 있어 또 한 번의 냉각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후 바다로 배출되는 물은 방사능이 거의 없다. 이 과정에서 다량의 물이 필요하기 때문에 대부분의 원전은 바닷가에 자리 잡고 있다.

어쨌든 일본 정부가 이런 식으로 원자로를 냉각시키고 온도를 낮춘 뒤 원전 수리작업을 실시하면 심각한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만약 상황이 심각해질 것으로 판단된다면 일본 정부가 주변국과 세계에 도움을 요청할 것이고 원전 사고와 관련한 것은 이때 지원해도 된다.

▲ 네티즌 '기울어진 방'님이 '구글어스'로 제작해 다음 아고라에 올린 일본 재해 상황도.

Q. 일본 대지진으로 도쿄 주변이 대부분 파괴되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전자회사와 자동차회사가 이익을 볼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우리나라를 포함 세계가 장·단기적으로 어떤 영향을 받게 될까.

A. 일각의 주장처럼 전자, 소재, 자동차 분야에서 일본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는 한국, 중국, 미국 기업들이 단기적으로는 이익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세계 각국이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된다. 이유는 바로 ‘소재 기술’ 때문. 일본의 가장 큰 강점은 기계장비 등 각종 내구재와 첨단소재에 있어 세계 최고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세계 1위를 차지한다는 제품들마다 일본에서 수입한 소재와 부품이 들어 있다. 이를 수입하지 못하게 될 경우 우리나라의 수출에 큰 차질이 생기는 건 당연한 일이다.

다른 문제도 있다. 일본이 대지진 피해 복구를 위해 대외채권 중 일부를 즉각 회수할 경우도 문제다. 2009년 말 기준 일본의 대외채권 규모는 약 7조4,000억 달러(한화 약 8,540조 원). 우리나라가 1년 동안 번 돈을 쓰지 않고 모아도 8년이 넘어야 모을 수 있는 규모다. 2009년 말 기준 우리나라의 엔화 표시 대일채무 규모는 약 2조7,200억 엔 수준. 이 중 일부만 일본 정부나 기업이 회수해도 그 영향은 엄청나다. 따라서 일본이 이번 대지진 피해 때문에 중장기적으로 자금을 회수하고 주요 부품과 소재, 기계를 수출하지 못할 경우 우리나라는 물론 신흥공업국, 선진국들이 줄줄이 피해를 입게 된다.

Q. 그렇다면 우리나라는 지금 어떻게 대처해야 하나?

A. 일단 일본 정부에 국가원수가 직접 조의와 위로를 전한 뒤 우리나라 재난재해 관련 요원들을 대거 투입해야 한다. 쌀을 포함해 생필품과 물자 등을 곧바로 지원해야 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성금도 좋다.

현재 우리나라 언론이나 정치권, 정부의 대응을 보면 지나치게 이기적이다. 말끝마다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만 이야기한다. 일본은 우리가 인정하기 싫어도 우리 경제와 수출에 막대한 영향을 주는 나라이자 ‘동맹국’이다. 재일교포 숫자만 70만 명에다 유학생, 비즈니스맨 등이 수만 명이다. 불법체류자, 관광객까지 포함하면 100만 명의 한한국인이 일본에서 생활한다. 이런 '이웃 나라'가 큰 고통을 당하고 있음에도 ‘우리나라는 별 피해 없다’는 식으로 무성의하게 구호활동을 하고 피해상황을 보도하는 것은 국제사회의 시각으로 봐도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다.

따라서 우리 정부와 일본으로부터 많은 내구재와 소재를 도입하는 대기업들이 먼저 ‘일본 돕기’와 구호활동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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