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불법 정차 트럭에 부딪혀 50대 남성 사망해마다 사망사고 증가, 안전불감증 도마 위에
  • 8일 한강변 자전거도로를 달리던 김모(55)씨가 불법 정차 중이던 트럭에 부딪혀 숨졌다. 차량 접근 자체가 금지된 자전거 전용도로를 빠르게 달리던 시민이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처하지 못한 안타까운 사고였다.

    경찰조사결과 사고의 원인인 트럭에는 주의를 요구하는 삼각대도 미설치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기에 시속 40km 이상으로 달릴 수 있는 고속 자전거를 탄 김씨가 헬멧 등 안전장비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것도 사망 사고의 원인이었다.

  • ▲ 서울 강동구 현대백화점 천호점∼암사역 자전거 전용 도로(붉은색 블럭)에 주차 차량이 길을 막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 서울 강동구 현대백화점 천호점∼암사역 자전거 전용 도로(붉은색 블럭)에 주차 차량이 길을 막고 있는 모습.ⓒ연합뉴스

    매년 수백억원이 투입되는 서울시 자전거도로 사업의 안전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역점사업이기도 한 자전거도로는 이용자들의 큰 호응에도 불구하고 더불어 안전사고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여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9일 서울시의회 김춘수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는 자전거도로 설치에 138억678만원의 예산을 집행했다. 이를 통해 서울시는 2014년까지 서울시의 주요 간선도로에 구축되는 자전거 도로를 연결하는 순환형(서클형) 자전거 도로 88㎞를 조성하는 등 서울시 전역으로 확대 중이다.

    하지만 일부 자전거도로는 근처 건물을 찾은 사람들의 주차장이 돼 버린 지 오래다. 교통량이나 지형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만들기만 하다 보니 이용자는 거의 없고 도로만 좁아져 생기는 문제라는 것이 김 의원의 설명이다.

    실제로 강남 잠원동에 새로 만든 자전거 도로는 지난 2월 설치된 지 두 달도 안돼서 철거됐다. 새로 설치한 경계석이 오히려 교통체증을 유발한다는 민원이 폭주했기 때문이다.

    더 심각한 것은 자전거도로에서 발생하는 사고 중 사망 사고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울시 자전거 도로에서 벌어지는 사망 사고는 해마다 늘어나는 수준. 최근 3년 동안 자전거 도로에서 목숨을 잃은 사람만 99명에 이른다.

    연도별로 보면 2007년에는 총 1874건의 사고가 발생해 25명이 숨졌고 2008년에는 2694건으로 29명이 사망했다. 또 2009년에는 3068건의 사고로 45명이 목숨을 잃는 등 2007년에 비해 2009년도에는 63%나 증가한 셈이다.

    이에 대해 김춘수 의원은 “그동안 자전거 도로는 안전시설 미비 및 불합리한 시설 체계로 운전자ㆍ자전거ㆍ보행자 모두에게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아 온 만큼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