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경찰서, 대리운전비 봉투 비치현금없을때 꼭 이용하라는 취지, 반응도 좋아
  • ▲ 경기 군포경찰서가 대리운전비 2만원씩을 담은 봉투를 비치한 '우리가족지킴이' 함. 갑자기 현금이 없을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다는 점에서 호응이 좋다. ⓒ 경기경찰청 제공
    ▲ 경기 군포경찰서가 대리운전비 2만원씩을 담은 봉투를 비치한 '우리가족지킴이' 함. 갑자기 현금이 없을 때 유용하게 쓸 수 있다는 점에서 호응이 좋다. ⓒ 경기경찰청 제공

    경찰관들의 음주 운전을 벌이는 사건이 연일 벌어지면서 경찰 내부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달 들어서만 일선 파출소의 순경부터 정년을 얼마남기지 않은 파출소장, 여기에 경찰대 출신의 서울경찰청 간부까지 음주 운전으로 입건됐다.

    이런 가운데 한 일선 경찰서에서 독특한 ‘음주운전 방지법’을 내놓아 눈길을 끈다.

    “대리운전비는 경찰서장이 쏩니다. 절대 아끼지 맙시다.”

    경기도 군포경찰서 정문 초소 안에 지난 18일 '우리가족 지킴이'라고 적힌 작은 함(가로.세로 각 20㎝)이 설치됐다.

    흡사 순찰함처럼 생긴 이 작은 함에는 2만원이 담긴 봉투 10개가 담겨있다. 조종림 군포서장이 자신의 업무 추진비를 털어 마련한 이 봉투는 직원들이 필요할 때 가져다 쓴 뒤 자발적으로 채워 놓으면 된다.

    회식이나 음주 후 지갑에 현금이 없고 인출하기도 귀찮다는 이유로 그냥 운전대를 잡는 사례가 많다는 것에 착안한 것.

    조 서장은 "요즘 젊은 사람들은 신용카드 외에 현금은 잘 가지고 다니지 않아 술 마시고 습관적으로 차를 몰 수도 있겠다 싶었다"며 "직원들을 위한 것이지만 당장 수중에 현금이 없는 시민들도 경찰서 앞을 오가다 간단한 인적사항만 기재하고 이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경찰서장의 돈(?)을 누가 가져가겠냐며 회의적인 반응도 있었지만, 호응은 꽤 좋은편이다. 설치 1주일도 지나기 전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군포 경찰관 사이에서는 독특하고 효과적인 음주운전 예방법으로 자리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