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강명순 한나라당 의원이 9일 개헌 의원총회장에서 개헌 논의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 "유신헌법으로 우리가 고생할 때 박 전 대표는 청와대에서 잘 먹고 잘 지냈다"고 비판했다. ⓒ 연합뉴스
“유신헌법으로 우리가 고생할 때 박 전 대표는 청와대에서 잘 먹고 잘 지냈다.”
9일 한나라당의 개헌 의원총회에서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되는 강명순 의원은 개헌 관련 논의에 참여하지 않고 있는 박근혜 전 대표를 향해 이 같이 밝히며 공개적으로 비판해 친박(친박근혜)계 의원들이 사과를 요구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강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총에 발언자로 나서 “박정희 대통령 시절, (나는) 경제발전 뒤안길에서 가난한 사람들의 뒤치다꺼리를 했다”면서 “박근혜 전 대표는 나와 남편에게 빚이 있다”고 주장했다.
강 의원은 이에 그치지 않고 “우리가 고생할 때 박 전 대표는 청와대에서 잘 먹고 잘 지내지 않았느냐”면서 “아동복지와 빈곤 문제 등 기본권에 대한 헌법 개정이 필요한데 친박계가 웅크리지 말고 박 전 대표가 직접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의 발언에 의총장의 분위기는 싸늘해졌다. 일부 친박계 의원들이 “문제가 된 발언을 취소하라” “무슨 소리를 하는거냐? 공개석상에서 말을 그렇게 하면 안된다” 등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이에 친박계 이학재 의원은 공식 발언을 통해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개발 5개년 계획과 새마을운동 등은 지금 우리가 누리고 있는 경제발전의 밑거름이 됐다는 사실은 국민 대다수도 인정하고 있다”면서 “화합과 상생을 하자면서 박 전 대통령이 경제개발 5개년 계획으로 자기 가족을 호가호위 시킨 것처럼 팩트가 아닌 이야기를 하면 되느냐”고 반박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의원들의 발언이 모두 끝난 뒤 “강 의원이 의도를 갖고 발언한 것은 아니지만 오해의 소지가 있다. 그 발언은 취소하는 것이 좋겠다”고 진화에 나섰다.
이에 강 의원은 “결혼한 지 6개월 만에 일제 불매운동을 하던 남편이 유신헌법 때문에 감옥에 갔다”면서 “남편도 얼마 전에 무죄가 확정됐고 민청학련도 지금은 모두 무죄가 됐다. 유신헌법이 잘못됐다는 것”이라고 맞섰다.
또한 “나는 어떤 계파를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빈곤계, 아동계에 속한다. 박 전 대표가 맞춤형 복지를 하려면 헌법 개정을 제대로 해야 한다”며 자신의 뜻이 친이계를 대표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
한편, 강 의원은 의총 직후 기자들과 만나 “특정 발언을 꼬투리 잡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면서 “외국 헌법까지 예를 들며 빈곤아동들의 권리를 위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기회여서 좋았다”고 말했다.
‘이번 일로 친박계 의원들과 마찰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절대 걱정할 필요 없다. 보건복지위에서도 친박계 의원들과 자주 이야기를 나눠 와서 내 뜻을 다 알고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