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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고등학생이 되는 정혜림(성남시 분당)양은 특목고인 외국어고등학교를 지원했다가 낙방의 쓴 맛을 봤다. 일반계(인문계) 고등학교로의 노선 변경을 진지하게 고민해봤지만, 결국 1년을 더 준비해 다시 한 번 도전하기로 했다. 초등학교 때부터 꿈꿔온 특목고 입학을 시험 한 번에 포기하기는 싫었기 때문이다.
정 양의 부모님은 “서울대 합격자의 30%가 특목고 출신이며 카이스트는 절반이 넘는 것이 현실”이라며 “원하는 대학 진학을 위해서는 특목고 진학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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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수목적고등학교 진학 설명회 모습. ⓒ 연합뉴스
대학만 재수·삼수가 있는 것이 아니다. 고등학교 입학에도 재수생이 늘어나고 있다.
3일 교육과학기술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펴낸 2010년 교육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기준으로 국내 고교 입학생 66만3457명 가운데 재수생은 0.77%인 512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9년 고입 재수생 비율(0.51%, 67만486명 중 3465명이 재수)보다 0.2%포인트 이상 높아진 수치다.
수치상으로 보면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지만, 1년 동안 약 2000명이 더 고등학교 재수생 생활을 했다는 말이다. 특히 최근 5년간 그 수치는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이 더 문제다.
2005년과 2006년 각각 0.32%였던 고입 재수생 비율은 2007년 0.30%로 약간 줄었다가 2008년 0.44%, 2009년 0.51%, 지난해 0.77%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계열별로 보면 일반계고는 재수생 비율이 2005년 0.14%에서 지난해 0.52%로, 특성화고(옛 전문계고)는 2005년 0.76%에서 지난해 1.55%로 늘었다.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이유로는 외고 등 특목고 선호, 조기 유학생 증가 등 여러 가지 해석이 나오고 있다.
교과부 통계 담당자는 "특목고에 가기 위해 재수를 하는 학생, 조기 유학을 갔다가 귀국해서 적응하려고 재수를 택하는 학생이 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학교 제도 관련 담당자는 "대입 제도의 변화에 따라 학생, 학부모들이 어떤 고교로 진학하는 것이 유리한지 따지는 것도 원인이 될 수 있다"며 "정확한 분석을 하려면 더 깊이 있는 연구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