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컵 4강전, 일본과 연장전 혈투…승부차기 벽에 무너져

  • 51년만에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한 태극전사들이 숙명의 라이벌 일본에 승부차기 벽에 막혀 다시 한번 고배를 마셨다.
    25일 밤(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알 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년 아시안컵 4강전에서 한국은 일본과 연장 120분 혈투 끝에 2-2로 비긴 후 승부차기 끝에 3-0으로 패해 결승행 티켓을 내주고 말았다.

  • 이날 경기는 연장 15분 황재원의 황금같은 동점골로 승부차기까지 이어졌으나 첫번째 우리 대표팀 선수들 지난 이란과 연장전에 이어 체력적 한계를 드러냈다. 반면, 일본은 집요하게 우리를 압박했다.
    경기 초반 주도권을 쥔 것은 일본이었다. 일본은 두터운 허리라인을 앞세워 높은 점유율을 유지했다. 또, 적극적인 공격으로 전반 10분까지 3개의 코너킥을 얻어냈다.
    하지만 전반 22분 한국은 박지성이 얻어낸 패널트 킥을 기성룡이 골로 성공시키면서 1-0으로 앞서나갔다.

    기성룡은 골은 넣은 직후 원숭이 세레모니를 선보여 논란을 일으켰다.

    일본은 전열을 가다듬어 전반 36분 혼다의 스루패스를 일본 마에다가 오른발로 연결해 동점골을 만들어냈다.

    일본의 동점골에 당황한 한국 수비진은 수차례 무너지며 아슬아슬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했다.
    후반 들어 한국은 강한 정신력을 보이며 기회를 만들어 냈지만 골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조광래 감독은 지동원, 이청룡을 홍정호, 손흥민으로 교체하며 막판 승부수를 던졌다.

    하지만 일본의 골문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연장전까지 이어졌다. 일본은 연장 전반 5분 오카자키가 페널티킥을 얻어내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얻었다.
    오카자키는 혼다의 침투패스에 이어 페널티지역을 돌파하던 중 황재원에 밀려 넘어졌고 주심은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키커로 나선 혼다의 왼발 슈팅을 정성룡이 막아냈지만 문전으로 달려든 호소가이가 왼발로 차넣어 한국 골망을 흔들었다.
    조광래 감독은 김신욱을 투입해 총공격 태세에 들어갔고 한국은 연장 후반 15분 황재원의 극적인 동점골로 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만들었다.
    황재원은 프리킥 상황에 이은 골문앞 혼전 상황에서 왼발 슈팅으로 일본 골문을 흔들었다. 

    결국 경기는 승부차기까지 이어졌다. 일본은 첫번째 키커 혼다가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한국은 첫 번째 키커 구자철이 오른발로 때린 슈팅이 일본 골키퍼 가와시마 선방에 막혔다.

    일본은 두번째 키커 오카자키도 득점에 성공했다. 가와시마 골키퍼는 한국의 두번째 키커 이용래의 왼발 슈팅도 막아냈다.
    일본은 세번째 키커로 나선 나가토모가 오른발로 찬 볼이 크로스바를 넘겨 득점에 실패해 잠시 한국에 희망이 빛이 보이는 듯 했다.

    하지만 한국은 세번째 키커 홍정호의 오른발 슈팅이 골문을 벗어났다. 일본은 네번째 키커 곤노가 오른발 슈팅으로 한국 골문을 가르며 일본의 승리로 경기는 마무리됐다. 

    이날 경기에서 조광래 축구대표팀 감독은 기존의 4-2-3-1 전형을 선보였다.

    조 감독은 경고 누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는 이정수에 자리에 조용형을내세운 것을 제외하고는 기존 선발 선수들을 그대로 출전시켰다.
    최전방 공격에는 지동원을 세우고 이날 100번째 A매치에 출전하는 박지성을 오른쪽 측면, 이청용을 왼쪽 측면으로 내세웠다.
    4골을 넣어 반짝 에이스로 떠오른 구자철은 2선에서 스트라이커로 공격을 뒷받침했다. 미드필더에는 기성용과 이란전에서 MVP로 떠오른 이용래가 포진했다.
    수비라인 왼쪽에 이영표, 오른쪽에 차두리가 출전했고 골문은 정성룡이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