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왕중왕전에서 우승하면서 시즌 11승 역대 최다승률, 상금도 1위
  • ▲ '세계 최강' 안세영이 왕중왕전 우승으로 한 시즌 역대 최다인 11승을 달성했다.ⓒ연합뉴스 제공
    ▲ '세계 최강' 안세영이 왕중왕전 우승으로 한 시즌 역대 최다인 11승을 달성했다.ⓒ연합뉴스 제공
    안세영. 그의 존재는 대한민국 스포츠의 '축복'이다. 

    한국은 지금 세기의 천재 등장에 열광하고, 슈퍼스타의 위용에 환호하고 있다. 김연아, 김연경, 손흥민 등에게 느꼈던 것처럼. 

    안세영에게 다른 수식어는 필요 없다. 이견이 없는, 세상의 모두가 인정하는 배드민턴 '세계 최강'이다. 배드민턴 세계 랭킹 '1위'다. 라이벌도, 경쟁자도 없는, 모두가 우러러보는 '압도적 최고'다. 

    올 시즌 안세영의 행보가 이를 증명하고 있다. 그는 21일 중국 항저우의 올림픽 스포츠센터에서 열린 2025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 투어 파이널스 여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랭킹 2위 중국의 왕즈이를 2-1로 꺾고 우승을 차지햇다. 

    세계 배드민턴 역사는 안세영으로 인해 다시 써졌다. 

    이번 우승으로 안세영은 올해 '11번째' 우승컵을 들었다. 말레이시아오픈·인도오픈·오를레앙 마스터스·전영오픈·인도네시아오픈·일본오픈·중국 마스터스·덴마크오픈·프랑스오픈·호주 오픈에 이어 왕중왕전까지. 

    2년 전 자신이 세웠던 '단일 시즌 여자 단식 최다 우승(9승)'을 '11승'으로 경신한 안세영은 2019년 모모타 겐토(일본)가 달성한 '단일 시즌 최다 우승(11승)' 기록과 타이를 이뤘다. 

    안세영의 역사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남녀 단식 선수 역대 최고 승률인 94.8%를 달성했다. 77차례의 국제대회에서 패배는 단 4번. 남자 단식의 절대강자로 이름을 날린 덴마크의 빅토르 악셀센이 2022년 세운 51승 3패(94.44%)를 넘어선 기록이다.

    더불어 역대 배드민턴 선수 중 한 시즌 가장 많은 상금을 기록했다. 올 시즌 안세영은 누적 상금 무려 100만 3175 달러(14억 8200만원)다. 2023년 본인이 세운 종전 최고 기록 57만 8020 달러(8억 5400만원)의 배에 육박한다.

    통산 상금도 역대 최고액을 경신했다. 안세영은 256만 9466 달러(37억 9500만원)를 쌓으며 악셀센의 228만 4569달러(33억 7300만원)를 넘어섰다. 

    안세영이 '절대 최강'이 될 수 있었던 이유. 성장을 멈추지 않는 불굴의 투지다. 정상에 안주하지 않고 더 강력한 미래를 위해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과거 안세영의 강점은 '철벽 수비'였다. 수비형 선수였다. 이 강점을 앞세워 안세영은 세계 랭킹 1위를 찍었다. 하지만 여기에 안주하지 않았다. 특히 '천적'이라 불리는 중국의 천위페이에게 패배하면서 안세영은 과감한 도약을 시도했다. 철벽 수비를 기초로 쌓아둔 상태에서 강력한 공격력을 추가한 것이다. 

    이런 노력은 수비와 공격 모두 강력한 세계 유일의 선수, 안세영을 '완성형 선수'로 만들었다. 안 그래도 세계 최강이었던 선수가 더욱 진화한 세계 최강이 된 것이다. 이렇게 되니 안세영에게는 적수가 존재하지 않았다. 천위페이도 이제 천적이 아니다. 안세영이 압도하고 있다. 안세영의 시대가 화려하게 도래했을 뿐이다. 

  • ▲ 안세영은 정상에 안주하지 않는다. 항상 다음 목표 과제를 제시한다.ⓒ연합뉴스 제공
    ▲ 안세영은 정상에 안주하지 않는다. 항상 다음 목표 과제를 제시한다.ⓒ연합뉴스 제공
    놀라운 점은 여전히 안세영은 안주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세계 배드민턴 역사를 바꿔 놓았음에도 더 위대한 영광을 바라보고 있다. 안세영만이 가질 수 있는 최대 강점이다. 무서울 정도다. 

    안세영은 왕중왕전 우승 후 "당연히 노력의 결과라고 생각하고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좋은 기록을 써 내려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 이렇게 새 기록을 세우고 나니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도전해 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가장 큰 목표는 아무래도 아시안게임이나 세계선수권 등 메이저 대회고, 한 해에 4개의 슈퍼 1000 시리즈 대회를 석권하는 '슈퍼 1000 슬램'도 달성하고 싶다"며 구체적인 목표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안세영은 그 어떤 선수도 시도해 보지 못한, 아니 시도할 엄두도 내지 못할만한 목표를 제시했다. 여자 선수의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것이다. 남자 선수와 대등한 경기력에 도전한다. 

    안세영은 "남자 단식 선수들이 경기하는 모습을 보면 '어떻게 이런 플레이가 나오지' 싶을 때가 많다. 그런 장면들을 보다 보니 니도 그렇게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고, 언젠가는 비슷하게끔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남자 단식 선수만큼의 경기력을 갖추고 싶다"는 원대한 목표를 제시했다. 

    세계 1위는 스스로에 만족하지 않는다. 천재성과 함께 최고의 의지와 정신력도 가졌다. 위대함은 우연히 탄생하지 않는다. 이런 선수가 한국 선수라는 건 축복이다. 한국과 한국 스포츠계는 이런 세기의 슈퍼스타 등장에 감사해야 한다. 그야말로 '완성형 슈퍼스타'다. 

    대한민국은 '안세영 보유국'이다. 자랑스럽지 아니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