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상수 대표 차남 서울대 로스쿨 진학 의혹 제기 5시간 만에 해소된 ‘의혹’…민주 “당 관계없다” 박지원 구하기
  • “민주당은 당동벌이(黨同伐異) 하려다가 패가망신하게 됐다.”
    이석현 민주당과 박지원 원내대표가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차남의 서울대 로스쿨 진학 의혹을 제기한데 대해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은 이 같이 밝히며 “최소한의 사실확인도 없이 묻지마 폭로만 계속하는 민주당은 이제부터라도 최소한의 금도를 지키라”고 경고했다. 당동벌이란 옳고 그름을 가리지 않고 뜻이 맞는 사람끼리 한패가 돼 반대편을 배척한다는 뜻이다.

  • ▲ (왼쪽부터)박지원 원내대표와 이석현 민주당 의원이 13일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차남의 서울대 로스쿨 진학 의혹을 제기, 사실무근으로 밝혀지면서 입장이 곤란하게 됐다.  ⓒ 연합뉴스
    ▲ (왼쪽부터)박지원 원내대표와 이석현 민주당 의원이 13일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 차남의 서울대 로스쿨 진학 의혹을 제기, 사실무근으로 밝혀지면서 입장이 곤란하게 됐다. ⓒ 연합뉴스

    앞서 민주당 이석현 의원은 13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서울대 법대 후배들로부터 받은 제보라면서 “150명 정원인 서울대 로스쿨이 (예비합격) 후보자 2명을 합격시켰는데 추가자 순번이 1번과 2번이 아니라 1번과 7번이었다”면서 “문제는 7번이 안 대표의 둘째 아들이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이 의원은 이에 그치지 않고 “이 나라에 정의가 있느냐”고 반문하면서 안 대표를 힐난했다.

    이에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 의원이 입수한 제보는 정확하다”면서 “우리가 이것을 (빨리) 얘기하려다가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가 사퇴하는데 안상수 대표가 너무 잘 해서 (공개를) 보류하고 있었다”고 이 의원의 발언에 커다란 지지를 표했다.

    ◇ 5시간 만에 해소된 ‘의혹’…“사실 확인 안하나?”

    박 원내대표가 ‘보류’한 채 시기를 엿보던 이석현 의원의 ‘고급정보’는 의혹제기 단 다섯 시간 만에 해소됐다. 보온병, 성희롱 발언 등으로 언론의 뭇매를 맞았던 안상수 대표 차남의 부정입학 의혹은 인터넷, 소셜미디어네트워크(SNS)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됐다.

    조국 서울대 교수는 트위터를 통해 “서울대 로스쿨이 안상수 차남을 부정입학시키고 싶었다면 애초에 우선선발을 했을 것”이라며 “이런 일이 학교 내부에서 벌어지는 것은 저를 포함한 교수들이 용납하지 않는다”고 적극 해명했다.

    민주당 중진의원과 원내대표의 이 같은 의혹제기는 안상수 대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최고의 국립대학인 서울대의 명예를 크게 실추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조 교수는 이 의원과 박 원내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내뱉기도 했다. 그는 “국회의원들이 국정감사 등을 통해 사실확인 하는 것은 권한이나 분명한 확인없이 치고 나가는 것은 자제돼야 할 것”이라고 서울대 측에 명확한 확인 없이 명예를 실추시킨데 대해 불만을 표했다.

    ◇ 서울대 “민주당 문의 없었다”…민주 “당 관계없다” 박지원 구하기
    이날 서울대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 측 주장을 정면에서 반박했다.
    백순근 서울대 입학본부장은 “정상적인 절차를 통해 입학한 사실이 맞다. 왜 이런 의혹이 제기됐는지 확인해보려고 했지만 이석현 의원과 통화를 못했다”면서 “민주당이 사실 확인 차 전화건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사실확인 차원에서 해명자료를 낸 것이고 이후 대응방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검토한 바 없다”고 덧붙였다.

  • ▲ 서울대가 공개한 2009학년도 서울대 로스쿨 추가합격자 순위.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차남은 2순위자로 등재돼 있다.
    ▲ 서울대가 공개한 2009학년도 서울대 로스쿨 추가합격자 순위. 안상수 한나라당 대표의 차남은 2순위자로 등재돼 있다.

    민주당의 ‘무리수’에 야권도 적잖게 당황했다. 민주당 한 의원은 “당 지도부가 현재 사실 파악에 주력하는 것으로 안다”면서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고 씁쓸해 했다.

    전현희 민주당 대변인도 뉴데일리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석현 의원의 개인적인 의혹제기였다”면서 “당 차원에서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안다. 박지원 원내대표가 의혹을 제공한 것 아닐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그러나 박지원 원내대표의 ‘이석현 의원의 정보는 정확하다’ ‘우리가 ~보류하고 있었다’ 등 발언으로 볼 때 박 원내대표도 책임을 모면하긴 어려울 전망이다. 이석현 의원의 발언을 두둔함으로서 신뢰감을 높여준데다가 사전에 이 같은 의혹을 알고도 언론에 공개하기 이전에 팩트 확인이라는 절차를 가뿐히 뛰어 넘었기 때문이다.

    ◇ 한나라당, 이석현‧박지원 '고소'…"막말정치 축출해야"

    한나라당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참을 수 없다는 분위기다. 민주당의 잇따른 의혹제기로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물러선지 단 하루 만에 또다시 무분별한 의혹제기로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것이다.

    안형환 한나라당 대변인은 "아무리 야당이 여당을 공격한다고 하지만 집권 여당 대표의 가족을 비난하는 일을 저질렀다"면서 "안상수 대표는 이석현 의원과 박지원 원내대표를  내일(14일) 형사상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민사소송도 함께 진행해 사법적인 책임을 지게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이석현 의원은 그동안 무분별한 언행을 일삼아 왔다"면서 "박근혜 전 대표의 사찰 의혹 제기, '대통령이 가는 떡볶이 집은 망한다' '안아준 아이들은 경기를 일으킬 것' 등 이제는 거짓말 막말 정치는 축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이석현 의원이 주장한 내용 가운데 사실로 확인 된 것은 거의 없다"고 꼬집었다. 현재 한나라당 법조인 의원들은 현재 고소를 위한 소장을 작성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연결됐던 이석현 의원의 휴대전화는 오후 내내 연결되지 않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