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적 사안, 사법부로 가져오는 현상 심화""사법권 독립은 특권 아냐…국민 신뢰 통해 완성"
  • ▲ 노태악 대법관. ⓒ이종현 기자
    ▲ 노태악 대법관. ⓒ이종현 기자
    노태악(64·사법연수원 16기) 대법관이 6년 임기를 마치고 3일 퇴임하며 '정치의 사법화' 현상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노 대법관은 이날 오전 대법원 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사회적 갈등이 법정 안으로까지 깊게 들어와 있다"며 "정치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바람직한 사안을 사법부로 가져오는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의 사법화는 지금처럼 양극화된 사회에서 결국 사법 불신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노 대법관은 "사법의 결론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면 어느 한쪽의 비난과 공격을 피해 나가기 어렵다"며 "그 가운데서도 법관은 정치적 중립을 지켜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법관에게 용기라는 덕목이 점점 더 크게 요구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도 했다.

    사법권 독립의 의미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법관에게 주어지는 특권이나 혜택이 아니"라면서 "사법권의 독립은 공정한 재판을 통해 국민의 신뢰를 얻을 때 제대로 실현될 수 있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국회를 통과한 '사법개혁 3법'에 대한 우려를 간접적으로 전하며 "설마 하는 우려가 현실이 되는 상황을 마주해 마음이 무겁다"며 "사법부가 국민의 신뢰를 다시 회복하고 존경을 받을 때까지 노력해달라"고 당부했다.

    노 대법관은 "사법 본연의 역할과 책무에 집중하고 신뢰와 지혜를 모은다면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하는 사법부로 더욱 발전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법관은 사법연수원 교수, 대법원 재판 연구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거친 뒤 2020년 3월 당시 조희대 대법관 후임으로 임명됐고 2022년 5월부터 중앙선거관리위원장도 겸임한 바 있다.

    한편 이날 노 대법관의 퇴임으로 현직 대법관은 13명이 됐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노 대법관의 후임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하지 않으면서 대법관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조 대법원장의 대법관 임명 제청 후에도 국회 인사청문회 및 본회의 표결 등 임명 절차가 남아 있어 노 대법관 후임 자리는 4주 이상 공백이 발생할 것으로 예견된다.

    조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출근길에 만난 취재진들에게 "(청와대와) 협의 중인 상황이라 대법원이 일방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