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래 “당신이 뭔데 해외출장 막냐”
  • ▲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이 새해 예산안 통과 후 장외투쟁에 돌입하면서 소속 의원들에게 해외출장 금지령을 내렸건만, 이를 무시한 채 외유에 나선 ‘무단이탈자’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박지원 원내대표의 기강잡기에도 불구하고 ‘출국 금지령’이 장기화되면서 내부 긴장도가 최근 급속히 떨어지고 있다는 후문이다.

    한-EU 의원외교협의회 소속 이강래·오제세·김재균 의원은 지난 2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국제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출국에 나섰다. 이들은 박 원내대표에게 미리 허락을 구했으나 거절당하자 출국을 강행했다고 알려졌다.

    이 가운데 박 원내대표와 다소 껄끄러운 관계로 알려진 이강래 전 원내대표는 지난 13일 열린 본회의 후 회의장을 나서면서 박 원내대표에게 “당신이 뭔데 (해외출장을) 막냐”고 항의하는 등 얼굴을 붉혔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외 일부 의원들은 박 원내대표의 눈을 피해 조용히 ‘외유길’에 오른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앞서 박 원내대표는 지난 연말 장외투쟁을 시작한 이후 재외국민 관련 행사 등 극히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외유를 금지해 왔다.

    박 원내대표는 25일 비공개 원내대책회의에서 “우리 당 의원 3명이 출국자제 방침을 어기고 독자행동을 했다”며 “혹한 속에 당 대표와 지도부가 장외활동에 매진 중이고 많은 의원들이 힘을 모으고 있을 때, 더욱이 한나라당 의원들과 함께 출국한 것은 문제가 크다”고 비난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 “내가 사단장이냐, 중대장이냐”며 “이런 때일수록 민주당이 희생하는 모습으로 혼을 다해야 국민이 민주당을 믿고 지지해줄 것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선 출석률 체크에 이어 외유 금지령에 이르기까지 박 원내대표의 ‘기강잡기’가 지나치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