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미 외교전문 폭로 등 잇단 초대형 폭로로 세계의 시선을 모으고 있는 위키리크스의 설립자 줄리언 어샌지(39), 그의 활동 목적은 과연 무엇일까.

    어샌지가 최근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그의 줄기찬 전방위 폭로 활동에 깔린 동기는 자유롭고 투명한 시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정보의 중요성에 대한 신념이라고 밝혔다.

    어샌지는 자신이 "특정한 철학적 또는 경제적 진영에 속한 것은 아니지만" 미국식 시장 자유방임주의(libertarianism)의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자신은 "절대적으로" 자유 시장의 지지자라고 밝혔다.

    다만 자유 시장이 유지되려면 참가자들이 관련 정보를 갖고 있어야 하며, 역사적으로 볼 때 정보 제공을 통해 자유 시장을 "자유롭도록 강제하지 않으면" 독점으로 귀결된다고 그는 지적했다.

    어샌지는 경제학에서 유명한 '레몬(불량품을 가리키는 미국 속어) 시장' 사례를 거론하며, 기업 내부의 문제점을 보기 쉽게 함으로써 사람들이 '레몬'을 가려낼 수 있으며 이는 좋은 기업들에 더 나은 시장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중국 멜라민 분유 사건의 경우, 나쁜 기업이 분유에 멜라민을 섞어 이익을 보면 그렇지 않은 좋은 기업은 손해를 보겠지만, 이러한 나쁜 행태가 폭로될 가능성이 커지면 나쁜 기업이 처벌을 두려워해 나쁜 짓을 자제하게 되리라는 것.

    한 마디로 "열려 있고 정직한 기업과 닫혀 있고 정직하지 못한 기업 간의 경쟁에서" 위키리크스는 후자에게 막대한 '평판상의 세금(reputational tax)'을 매기는 역할을 한다고 어샌지는 주장했다.

    특히 위키리크스의 폭로로 부패 등이 드러남에 따라 "개혁이 일어나고 기회주의자들과 제도 남용자들이 책임을 지게 되는 것을 보는 것은 엄청나게 만족스러운 일"이라고 어샌지는 털어놨다.

    또 자신이 모든 제도에 반대하는 반체제적, 무정부주의적 인물이라는 시각에 대해서는 "전혀 그렇지 않다. 잘 운영되는 체제를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부인하며, 규제를 아주 좋아하지는 않지만 제도 남용자들은 규제로 단속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위키리크스의 이러한 무차별 폭로전이 과연 타당한지 논란도 적지 않은데, 위키리크스는 '그저 기밀이면 무조건 폭로하는 식'이라고 미 과학자연맹(FAS)의 정부기밀 프로젝트 책임자인 스티븐 애프터굿 소장은 미국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CSM)와의 인터뷰에서 비판했다.

    위키리크스의 주 목적이 내부고발이라면 부패 폭로에, 역사적 진실에 관심이 있다면 사실 관계 검증에, 반전(反戰)이라면 외교 의사소통의 방해가 아닌 보호에 주력해야 하나 그렇지 않다는 것.

    다만 미 행정부가 기밀로 분류하는 문서가 연간 1천600만건에 이르는 등 정부의 비밀주의가 과도한 현 상황에서 위키리크스 활동은 순기능 또한 갖고 있다고 애프터굿 소장은 덧붙였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