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불모 

    너무 한심하고 어이없어 모국, 대한민국이 어찌 되어 가는가 싶습니다. 하루 온종일 방영되고 있는 한국TV 화면으로 불길에 휩싸인 마을, 허겁지겁 방공호로 뛰어가는 사람들, 방공호 안에서 담요를 덮고 추위와 두려움에 떨고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옛날 6.25때 악몽이 고스란히 되살아났습니다.
    그때 다행히 우리는 기차 안에 있었지만 기차 꼭대기에 올라탄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어린 아이들을 밧줄로 꼭꼭 자신의 몸에 묶으면서 졸지마! 졸면 떨어져 죽어!  하던 어느 엄마의 목소리는 내 어린 가슴을 조이게 했습니다. 아이들이 졸다 떨어지면 어쩌나, 굴을 지나가다 떨어지면 어쩌나. 상상만 해도 무섭고 두려워 덜덜 떨었습니다.

    그 시대를 살아보지 않은 젊은 세대들은 설마 같은 민족인데 북한이 우리를 공격하랴, 우리를 죽이랴 하는 데 그건 꿈같은 말입니다. 한민족이니 한 백성이니 하는 말은 그들이 쌀을 달라, 돈을 달라 구걸할 때만 쓰는 선전일 뿐, 그들은 연평도에서 보여주었듯 무차별하게 남쪽 한겨례를 죽일 수 있는 야만인들입니다.
    북한의 공격에 우리 군과 국민이 죽음을 당하는데도 “확전 방지” 라는 식의 말이 공공연히 떠돌고 있다는 자체가 기막힌 일입니다. 그가 대통령이든 야당 대표든 그 누구든 정말 이런 말을 입에 올렸다면 이는 분명 이적행위입니다. 

    또한 우리 군이 북한의 경고를 무시해서 기습을 당한 것이라 말하고 있는 인천시장은 그를 시장으로 선출해준 인천시민들에게 몰매를 당해야 마땅합니다.
    "북한의 경고를 무시해서라니", 그럼 우리는 북한의 볼모란 말입니까?
    쌀을 달라면 쌀을 주고, 돈을 달라면 돈을 주어온 탓에, 그들이 이제는 달라는 거, 고분고분 주지 않으면 폭탄공세를 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정신수준에서 급기야 “우리 군이 북한의 경고를 무시해서” 라는 인천 시장의 막말이 나온 것입니다.  이건 그의 말실수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이런 말을 공공연하게 할 수 있는 사람들이 대한민국 국회의원들 중에도 많다는 것이 참 아찔한 일입니다. “또 폭탄 세례 받지 않으려면 어서 쌀을 더 갖다 주어라.” 아마 조만간 이런 말도 서슴없이 나올 것입니다.

    결국 북한을 자극하지 말자,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북한이 하자는 대로 하자, 달라면 다 주고, 만나자면 만나고, 만나지 말자면 만나지 말고. 이렇게 하는 게 한반도의 평화를 위하는 해결책이라면 그건 고스란히 대한민국을 북한에 바치자는 주장이나 다름 없습니다. 그런 평화 책이야말로 북한식 통일을 원하는 사람들의 속내입니다. 

    이스라엘이 사방 적으로 둘러싸여 있으면서도 꿋꿋하게 지탱하고 있는 이유는 누구든 내 국토, 내 국민을 해치면 그 몇 배 이상으로 보복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전쟁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막자는 국가대책입니다. 우유부단한 방식으로는 당하고, 당하고, 또 당하게 됩니다.
    '확전되지 않게 우물쭈물'이 아니라 '단호한 즉각 대응'이야말로 한반도 전쟁의 비극을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유일한 해결책입니다.

    <김유미 /재미작가>
    김유미 홈페이지 www.kimyume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