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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청은 21일 교황 베네딕토 16세가 출간 예정인 한 서적에서 에이즈(후천성 면역 결핍증) 확산을 막는 것과 같은 '특정한 경우에는' 콘돔 사용을 허용할 수 있다고 밝힌 것을 놓고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자 파문 확산을 차단하고 나섰다.
바티칸 당국은 21일 콘돔 사용은 `예외적인(exceptional)' 경우에만 허용될 수 있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베네딕토 16세의 언급이 콘돔 사용에 관한 `혁명적인(revolutionary)' 전환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고 AP 등이 21일 보도했다.
페데리코 롬바르디 바티칸 대변인은 이날 베네딕토 16세가 `특정한 경우'에 로마 가톨릭 교회에서 콘돔 사용이 허용될 수 있다고 한 것은 `예외적인 상황'에 관한 언급이었다고 말했다.
롬바르디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교황은 성행위가 다른 사람의 생명에 실질적인 위험이 되는 것과 같은 예외적인 경우를 고려한 것"이라고 말했다.
롬바르디 대변인은 "교황은 콘돔과 다른 피임기구의 사용을 금지해온 로마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을 개혁하거나 바꾸려고 한 것이 아니다"라며 "가톨릭 교회는 콘돔을 에이즈 문제 해결을 위한 윤리적 해법으로 간주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20일 교황청 일간지가 발췌해 소개한 내용에 따르면 교황은 "에이즈 바이러스(HIV) 감염이라는 '악'에 대처하는 데 콘돔을 사용하는 게 현실적이고 도덕적인 방법은 아니다"라면서도 남자 매춘부에 의해 콘돔이 사용되는 예는 "교화의 첫 걸음"이라고 말했다.
이에 에이즈 예방 활동을 펼쳐온 유엔에이즈(UNAIDS) 등 국제단체들은 교황의 `입장 변화'를 긍정 평가하면서 에이즈 확산 방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일제히 환영했다.
미셸 시디브 UNAIDS 사무총장은 성명을 통해 교황의 발언을 "중대하고 긍정적인 진전"이라며 "이러한 변화는 책임 있는 성행위와 콘돔 사용이 에이즈 예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을 인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