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한국학교에 계란투척...태권도 반한감정 확산"소녀시대가 사과해도 안돼" "장사 못해도 좋다"
  •  아시안게임 여자 태권도 양수쥔(楊淑君) 선수의 실격패 판정에 불만을 품은 대만인들이 20일 타이베이(臺北) 한국학교에 달걀들을 투척하고 삼성전자, LG전자, 화장품 등 한국제품 불매운동에 나서 반한(反韓)감정이 확대되고 있다.

    일부 대만인들이 타이베이 완화(萬華)구 소재 한국학교의 정문과 운동장을 향해 달걀들을 던졌으나 피해자는 없었다고 타이베이시 경찰국 완화분국이 밝혔다.

    경찰은 "민중의 반한(反韓) 정서가 확대되는 것을 막기 위해 순찰 경찰관들을 늘렸다"라고 밝혔으며, 대만 외교부 징지핑(章計平) 대변인은 "경찰이 적절히 처리할 것으로 믿고 있으며 사태 발전을 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학부모는 "심판이 잘 못 했는데 학교에 화를 내면 되느냐. 아이를 다른 학교로 전학시켜야 하겠다"라고 말했다.

    대만인들이 한국을 향해 화를 내는 이유는 한국이 태권도 스포츠의 고위 자리들을 대부분 차지하고 있는데다, 한국계 H씨와 한국인 Y씨가 이번 사태와 관련한 주요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대만 관영 중앙통신이 20일 보도했다.

    대만 중부 타이중(臺中)현 펑위안(豊原)시 소재 전자제품 대리점 황보한(黃柏翰) 사장은 "금메달을 돌려달라"면서 삼성전자 액정 TV를 땅바닥에 집어던진 후 친구 2명과 함께 망치 3개로 제품을 깨뜨렸다.

    그는 이미 일부 한국 제품들을 반품했다며 "이렇게 해야 대만 제품을 사도록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다. 황 사장의 점포 밖에는 '한국 제품 판매를 거부함'이라는 글이 나붙었다.

    또 북부 타이베이현 중허(中和)시 소재 전자제품 대리점 우전방(吳鎭邦) 사장은 이미 약 30명의 고객에게 한국 휴대전화 대신 다른 제품을 사도록 권해 판매에 성공했으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모든 제품을 매장에서 철수시켰다고 밝혔다.

    화장품을 파는 한 대만 대리점 측은 한국 화장품들만 골라 땅바닥에 던지고 여러 사람이 함께 발로 밟았으며, 사장은 한국 화장품이 판매액의 30% 이상을 차지하지만 손해를 보아도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대만 일부 음식점, 슈퍼마켓, 가게들에도 한국인들에게 안 팔거나 한국 상품을 거부한다는 등의 글들이 나붙었다.

    대만에서는 한국 또는 한국계 태권도인이 과거에도 무리하거나 이해되지 않는 판정들에 깊이 관여해 대만 선수들이 피해를 봤다고 굳게 믿고 있으며, TV와 신문 등 언론도 이런 내용을 실격 사건이 발생한 17일 이래 집중적으로 보도하고 있다.(연합뉴스)

    현지 언론 "소녀시대가 와서 사과해도 필요없다"
    국내 네티즌들 “왜 끌어들이냐” 비난 거세져

    걸그룹 소녀시대가 대만에서 반한감정에 동원되고 있어 논란이 커지고 있다.

    대만 언론 차이나타임스는 지난 18일 홈페이지 영상뉴스를 통해 “대만의 태권도 선수 양수쥔이 17일 광저우 아시안게임 태권도 여자 49㎏급 1회전에서 9대 0으로 앞서다 종료 12초 전 몰수패 당했다”고 보도했다.

    그런 와중에 뉴스 아나운서가 소녀시대를 언급하면서 "소녀시대가 와서 사과해도 필요없다"는 황당한 멘트를 날린 것. 대만이 반한감정을 드러내는데 소녀시대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 2일 타이완 초시TV 연예 프로그램 ‘명운호호완(命運好好玩)’ 에서 소녀시대의 사진이 소개되며 한국 여자연예인들의 성접대를 언급한 바 있다.

    대만의 반한감정이 거세질수록 국내 네티즌들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소녀시대를 강력하게 언급한 해당 방송에 대해 “종로에서 뺨맞고 한강에서 화풀이하나. 태권도에서 지고 갑자기 왜 소녀시대?” “소녀시대는 갑자기 왜 끌어들이냐" 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현재 대만은 여자 태권도에서 이해할 수 없는 실격 판정을 받았다며 종주국 한국과 개최국 중국을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다. 대만 언론들은 시민들이 태극기를 찢거나 불태우는 장면 등을 보도하면서 반한감정을 부추기고 있다.<조광형 기자>

    마잉주 총통 "실격패 받아들일 수 없다"

    마잉주(馬英九) 대만 총통은 아시안게임 여자 태권도 49kg급 예선 1회전에서 양수쥔(楊淑君) 선수가 실격패당한 판정은 대만인들이 받아들일 수 없다고 19일 밝혔다.

       그는 경기전 전자호구 등 장비에 대해 "모든 검사를 다 받았는데도 이를 이유로 실격패당해 우리 모든 국민이 받아들일 방법이 없다."라고 밝혔다.

  •    마 총통은 "우리는 진상이 밝혀지기 전에는 우리 대표단을 겨냥한 어떤 비난도 받아들일 수 없으며, 또 항의할 것"이라고 밝히고 "주최측에 공평하고 공정한 결정을 내리고 합리적 설명을 내놓으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번 사건에 대한 결론이 나오기 전에는 이번 분투(奮鬪)를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우둔이(吳敦義) 행정원장(총리)도 이날 "이러한 굴욕을 어떻게 넘어갈 수 있느냐"고 말하고 이치에 따라 싸우고 절대로 협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두 사람이 태권도 실격패 판정에 대해 직접 공개 발언한 것은 처음이며 대만에서 이 문제는 정치, 사회적 문제로 확대됐다.

       이에 앞서 17일에는 총통부 대변인과 정부 대변인인 신문국장이 총통과 행정원장의 견해라고 전했다가 야당으로부터 지도자들이 직접 나서지 않는다며 집중적인 비난과 공격을 당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