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비리사건 이후 ‘가정환경’ 중요도 상승“정의롭지 못하지만 기회 된다면 활용할 것”
  • 최근 총리나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청문회에서 밝혀진 각종 비리와 외교통상부 등 고위 공직자의 특채 사건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특권층 인사들이 많은 국민들의 지탄을 받고 있으나 한편으로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이런 현상은 결혼에도 잘 나타난다. 영향력 있는 집안의 자녀와 맞선 기회가 올 경우 여성의 절반과 남성의 3분의 1 정도가 평소 때 이상으로 정성을 기울이겠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대표 손 동규)가 연애결혼 정보업체 ‘커플예감 필링유’와 공동으로 9월 28일부터 2일 사이에 전국의 결혼희망 미혼남녀 658명(남녀 각 329명)을 대상으로 ‘사회적 영향력이 있는 특권층 집안의 자녀와 맞선기회가 온다면 어떻게 대할 것인가?’라는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이다.

    이 질문에 대해 남성 응답자의 34.1%와 여성의 47.7%가 ‘최선을 다한다’(남 5.5%, 여 26.4%)거나 ‘(평소보다) 좀더 신경쓴다’(남 28.6%, 여 21.3%) 등과 같이 적극적인 자세를 보인 것.

    반면 ‘편견을 가지고 볼 것 같다’(남 16.4%, 여 6.1%)거나 ‘안 만난다’(남 0%, 여 4.6%) 등과 같은 부정적 시각은 남성 16.4%, 여성 10.7%에 그쳤다. ‘평소와 다름없이 대한다’고 대답한 비중은 남성 49.5%, 여성 41.6%를 차지했다.

    ‘가정환경은 성격이나 능력, 직업, 외모, 종교 등의 주요 배우자 조건 중 우선 순위 상 몇 번째인가’라는 물음에는 남성이 ‘3위’(38.3%) - ‘가장 중요’(31.6%) - ‘2위’(21.9%) 등의 순으로 답했고, 여성은 ‘가장 중요하다’(36.8%)고 답한 비중이 가장 높고, ‘3위’(31.6%), ‘2위’(15.8%) 등이 뒤를 이었다.

    배우자 조건을 조사해 보면 여성의 경우 일반적으로 결혼상대의 직장/경제력, 성격, 능력 등을 최우선시 하고 가정환경은 4~5위 정도로 평가하나 최근 특혜사건을 계기로 그 중요성이 오히려 더 높아진 것 같다고 비에나래 관계자는 전했다.

    또한 ‘영향력 있는 고위층 인사가 직장과 관련하여 능력 밖의 직위를 알선해 준다면 어떻게 하겠는가?’에 대해서도 남녀 모두 절반 이상이 ‘받아들이겠다’는 자세를 보였다. 즉 남성의 55.9%와 여성의 85.4%가 ‘적극 수용한다’(남 26.7%, 여 16.4%)와 ‘마다하지 않는다’(남 29.2%, 여 69.0%)로 답한 것. 반대로 남성 44.1%와 여성 14.6%는 ‘아쉽지만 거절한다’(남 42.6%, 여 9.7%)와 ‘단호히 거절한다’(남 1.5%, 여 4.9%) 등과 같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커플예감 필링유의 회원인 29세 공무원 이 정연(가명)양은 “매스컴에서 각종 특혜사실이 보도되면 우리 같은 보통사람은 상대적 박탈감에 빠진다”라며 “우리 주변에서 특권층의 비리나 특혜 등으로 쉽게 살아가는 사람들이 사라지지 않는 한 ‘공정사회’는 한갓 구호에 불과할 것”이라고 답변 배경을 설명했다.

    비에나래의 손 동규 명품커플 위원장은 “사회에 만연한 각종 비리와 편법 등을 접하면서 많은 국민들이 부정행위 불감증에 빠져있다”라며 “정의롭지 못한 현실을 타파하려는 의식보다는 오히려 부러워하는 경향이 있고, 기회가 오면 결혼이나 직장생활 등에 적극 활용하려는 생각이 더 강하다”라고 설문결과를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