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 '빚' 지고 필리핀 체류…방송 무더기 펑크
  • 지난 주말 방송가에서 종적을 감춰 궁금증을 자아냈던 방송인 신정환이 거액의 도박 빚을 지고 필리핀에 체류 중인 사실이 확인됐다.

    SBS 8시 뉴스는 7일 오후 방송에서 외교통상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 "신정환이 현재 필리핀 세부의 한 카지노 호텔에 체류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한인 대부업자에게 여권을 맡긴 채 자금을 빌려 도박을 하다 돈을 잃는 바람에 억류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부연 설명했다.

  • ▲ 방송인 신정환  ⓒ MBC '라디오스타' 캡처
    ▲ 방송인 신정환 ⓒ MBC '라디오스타' 캡처

    이와 관련 신정환의 한 지인은 방송을 통해 "신정환이 도박으로 진 빚이 수억 원에 달해 출연료도 모두 가압류 된 상태"라고 밝힌 뒤 "필리핀 현지에서 도박 자금을 갚기가 쉽지는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소속사 측에 따르면 신정환은 지난달 27일 동행 없이 필리핀으로 떠나면서 소속사에는 "1주일간 머리를 좀 식히고 오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정환은 1주일이 지나도록 국내에 돌아오지 않았고 결국 지난 5일부터 MBC 특집 프로그램과 KBS '스타골든벨' 등 주요 오락프로그램 출연을 줄줄이 펑크내며 심상치 않은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6일에는 측근을 통해 7일 오후 12시로 예정된 MBC '꽃다발' 녹화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7일 오전 "급한 사정이 생겼다"며 불참을 통보해 의혹을 가중시켰다.

    이때부터 방송 관계자들 사이에선 "신정환이 도박 빚 때문에 억류됐다"는 소문이 돌기 시작했고 인터넷을 중심으로 "2~3억 원에 달하는 빚을 갚지 못한 신정환이 현재 필리핀 세부 샹그릴라 리조트 카지노에 체류 중"이라는 구체적인 정황마저 등장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일부 게시판에는 "필리핀에서 신정환을 봤다"는 목격자들이 속속 나타났는데 심지어 호텔 도박장에서 바카라 도박을 벌이는 신정환을 목격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결국 외교통상부의 확인으로 신정환의 '해외 원정 도박설'은 사실로 드러났다. 그러나 알려진 것과는 달리 현재 신정환은 억류된 상태가 아니며 자유롭게 호텔 밖으로도 나갈 수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돈을 빌리는 와중, 자신의 여권을 대부업자에게 맡기는 바람에 귀국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정환은 지난 7월 강원도 정선 강원랜드에서 1억8000만원을 빌린 뒤 갚지 않아 사기혐의로 피소된 적이 있으며, 2005년 11월에는 도박혐의로 입건 돼 벌금 700만 원에 약식 기소된 전력이 있다.

    한편 신정환이 거액의 도박 빚을 지고 필리핀에 체류 중인 사실이 밝혀지면서 지난 99년 필리핀 원정 도박으로 물의를 빚은 개그맨 황기순처럼 신정환 역시 방송계에서 '퇴출 수순'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80년대 "척보면 앱니다~"란 유행어를 히트시키며 인기 개그맨으로 활동했던 황기순은 도박에 빠져 9000만 원 상당의 외화를 '환치기 수법'으로 빼돌린 뒤 필리핀 마닐라 슬라이스호텔 카지오에서 모두 탕진하는 우를 범했다.

    이후 필리핀에서 2년 동안 도피 생활을 하던 황기순은 당시 방송 복귀가 요원한 상황이었으나 해외도피사범에 대한 대대적인 '선처'를 밝힌 정부 방침에 따라 2001년 1월 국내 연예계로 복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