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의 해외 거주 요원들이 ‘천안함 사건이 미국이 배후에서 조작한 것’이라고 선전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북한은 총 세 차례에 걸쳐 천안함과 관련된 지령을 요원들에게 전달, 선전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열린북한방송에 따르면 북한 고위급 소식통을 통해 북한 해외거주 기관원들이 이같이 선전한 사실이 밝혀졌다.

    소식통은 “북한이 5월 26일 중국 거주 기관원들에게 천안함 관련 강의를 진행했는데 이 강연을 시작으로 천안함 사건의 미국 배후설을 선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북한 내부에서도 천안함 사건은 미국이 납북 전쟁을 유발하기 위해 배후에서 조작, 도발한 것으로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해외 기관원들에게 천안함 사건과 관련해 세 번에 걸쳐 공식 입장을 수정해 전달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첫 번째는 천안함 사건이 발생했던 3월 말부터 4월 중순까지 북한 대사관과 영사관에게 “천안함과 관련해 일절 대답을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해외 기관원들은 천안함 사건에 대해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두 번째 시기는 4월 중순부터 5월말까지. 소식통은 “이때 천안함 사건은 북한과 무관한 남조선 날조극이라는 입장을 해외기관원들에게 전달했다”고 밝혔다.

    실제 이 시기 북한은 4월 17일 조선중앙통신 군사논평원글에서 시작해 5월 20일 국방위 대변인 성명, 5월 24일 국방위 발표에 이르기까지 ‘천안함은 북한과 무관한 남조선 날조극’이라고 주장했다.

    소식통은 “북한은 5월 26일부터 비난의 화살을 미국으로 돌려 ‘천안함은 미국이 조작한 것’이라는 방향으로 선전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5월 26일 조선중앙통신에서 발표한 논평 ‘천안호 사건의 최대 이득을 보는 자는 누구인가’부터 선회된 입장을 보였다.

    또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국회의장회의에 참가한 최태복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도 이달 20일(현지시간) “천안함 침몰 사건으로 이익을 얻는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미국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 수 있는 일”이라며 미국이 천안함 침몰의 배후에 있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소식통은 “북한이 만약 결백하다면 이렇게 자꾸 입장을 바꾸겠는가”라며 “북한의 천안함 사건에 대한 일관되지 않은 답변은 오히려 북한이 이번 천안함 사건과 무관하지 않음을 역설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