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철 "전병헌 의혹제기는 사실무근"

야권으로 부터 각종 공기업과 금융기관에 후원금 압력을 가하고 인사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정인철 청와대 기확관리비서관이 12일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정 비서관이 자신에게 제기된 각종 의혹에 대해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재 정 비서관은 청와대 민정수석실로 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정 비서관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SK에게서 한국콘텐츠산업협회 후원금으로 수억원을 받아냈다는 의혹 ▲선진국민연대측과 메리어트 모임을 통해 인사개입을 했다는 의혹 ▲이철휘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의 KB금융지주 회장 후보신청을 중도사퇴하도록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에 대해 모두 부인했다.

정 비서관은 "전병헌 의원(민주당)이 제기한 SK에 대한 후원금 요구는 사실무근"이라며 "금융 공기업 CEO와의 모임은 협력적인 모임으로, 매달 한차례 공기업 혁신에 대해 정보를 교류하는 목적이었고 이 자리에는 전문가도 참여했다"고 해명했다.

정 비서관은 이어 "CEO들로부터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하는 것과 공기업 선진화의 사례를 듣고 정부에 대한 건의사항을 청취하기도 했다"며 "매번 다 참석하는 것도 아니고 CEO중에 출장가서 참석 못하는 경우도 있었고, 나도 불참한 적이 있었다"고 말했다.

정 비서관은 "이런 모임 말고도 중소기업 CEO 모임, 아동 등 취약계층 관련 모임 등 여러 모임을 가졌다"며 "다양한 의견을 듣고 정책에 반영하는 게 기획관리비서관의 소임"이라고도 했다. 청와대도 "만남 자체로만 의혹을 제기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또 "메리어트 모임이 있었다는 것은 황당한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공기업 CEO모임은 장소가 정해져 있었으며 메리어트호텔에서는 모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철휘 자산관리공사 사장을 잘 모르며 연락해서 만난 적도 없다. KB금융지주 회장 공모와 관련해 사퇴압박을 행사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 비서관은 "다만 이 사장에 대해서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기는 했다"며 "금융위기 상황이고 공기업 선진화가 추진되는 시기에 공기업 사장, 더구나 대통령 측근과 특수관계에 있는 사람이 민간기업 사장에 공개응모한 것은 다른 공기업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서 대통령실장에게 보고한 적은 있다"고 밝혔다.

정 비서관은 "그동안 무차별적으로, 의도적으로 제기된 각종 의혹들에 입장을 밝힐 수밖에 없는 상황에 왔다"며 "앞으로는 사실관계가 잘못된 의혹 제기에 대해서는 분명하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체 조사 중인 청와대도 현재까지 정 비서관에 대해 "불법이나 위법이 드러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박선규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조사가 정 비서관에게만 물어보고 끝나는 게 아니라 관련돼 있는 사람 전체를 다 조사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그래서 (조사에) 시간이 걸린다. 결과를 지켜봐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