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이 정운찬 국무총리의 거듭된 사의표명에도 불구하고, 국회에서의 세종시 수정안 부결 문제는 정 총리 책임이 아니라는 뜻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고 5일 문화일보가 보도했다.

  • ▲ 이명박 대통령과 정운찬 총리가 6월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과 정운찬 총리가 6월 2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 신문은 이 대통령이 지난 3일 캐나다·파나마·멕시코 등 북중미 3개국을 순방하고 돌아온 뒤 청와대에서 정 총리의 독대보고를 받고, 정 총리가 사의를 표명한 데 대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고 보도했다.

    청와대 소식통에 따르면, 정 총리가 세종시 수정안 부결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뜻과 함께 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는 점을 재차 피력하며 사의를 표명했지만 이 대통령은 "총리가 잘못한 게 뭐가 있느냐"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신문은 청와대 수석 및 총리.내각에 대한 인적쇄신을 구상하고 있는 이 대통령이 정 총리의 사표를 수리할 지 여부가 불투명해진 것으로 해석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 대통령은 정 총리 유임이냐, 교체냐를 아직도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핵심 참모도 이 신문과의 통화에서 "정 총리에 대한 이 대통령의 신임은 대단히 두텁고 세종시 문제는 정 총리가 책임질 사안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현재 이 대통령의 인사 쇄신은 잘잘못을 따지는 쇄신이 아니기 때문에 고민 중이고, 이 대통령이 인사 콘셉트를 어떻게 잡느냐에 달려 있는 문제"라고 전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이번 인사가 책임을 묻거나 잘잘못을 따지는 인사가 아니라 좀더 큰 틀에서 집권 후반기 전체를 생각할 경우 정 총리의 유임과 교체 모두를 상정하고 그림을 그릴 수 있는 가능성이 모두 열려 있다"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이와 별도로 이번 주중 청와대 직제개편과 수석비서관 등 인사를 동시에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당초 시스템 개편부터 발표하고 난 뒤 다음주중 참모들 인사개편을 단행하는 방안이 고려됐으나 별도로 분리하는 방안이 과연 바람직한가라는 판단에 따라 시간을 늦추더라도 동시에 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