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야는 1일 '왕의 남자'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의 7.28재보선 서울 은평을 공식 출마선언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한때 친박계 좌장을 자처했던 한나라당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당 회의에서 '이재오 공식 지지'를 선언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 위원장이 공천된다면 내가 앞장서서 당의 총력을 모아서 반드시 당선되도록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대선 당시 각각 이명박, 박근혜 후보의 참모로 서로를 비난했던 이들이 이제 협력관계에 선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김 원내대표는 또 "지난 총선 때의 결과를 보면 7:1로 절대 불리한 선거이긴 하나 당이 총력을 기울여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야당의 공격을 염두에 둔 듯 "이 위원장이 은평을 출마의사를 밝혔는데, 민주당에서 정치도의를 벗어난 당치않은 논리로 비판하는 것은 구태정치의 전형"이라고 날을 세웠다.
-
- ▲ 이재오 전 국민권익위원장ⓒ 뉴데일리
이에 맞서 야권은 발빠르게 후보 단일화에 착수했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 등 야4당이 후보를 단일화에 합의해 '이재오 대 반(反) 이재오' 구도를 만든다는 전략이다.
제1야당인 민주당은 그러나 장상 최고위원과 윤덕홍 최고위원 등이 출마를 선언한 상황이지만 현재까지 확실한 '이재오 대항마'를 내세우지 못한 상태다. 야권에서 은평을 예비후보로 등록한 사람만해도 10여명 안팎. '너도 나도 이재오 대항마'를 앞세우는 등 후보군이 넘쳐나는 상황도 야권의 교통정리를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위원장의 출마 여파는 야권은 물론이고, 그와 대립각에 섰던 한나라당내 친박계에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인 이 위원장의 복귀로 인해 자연스럽게 친이계 결집과 당내 권력지형에 적잖은 변화가 일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전날 민주당 전현희 원내대변인은 논평에서 "어안이 벙벙할 따름"이라며 "지난 지방선거 민심에서 드러난 이명박 정권의 실정에 대해 책임지고 사실상 공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말씀하실 줄 알았다. 이 위원장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다면 국민이 나설 수밖에 없다"며 경계심을 드러냈다.
앞서 이 위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 은평구 불광동 선거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계파와 세대, 지역의 담을 허물고 화합의 토양을 만드는 데 밑거름이 되겠다"며 재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