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 동의안을 내년 초 의회에 제출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미국 유력 언론들이 28일 사설을 통해 뒤늦었지만 한.미 FTA의 중요성을 깨달은 것은 다행이라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 교역 각성'(Korean Trade Epiphany) 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적 실패중 하나는 무역의 확대가 미국의 경제전략적 관점에서 볼때 명백히 최선의 방안인데도 이를 태만시 해온 것"이라면서 "그런 점에서 3년 동안 자신이 공격해 왔던 한.미 FTA를 구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말을 들으니 안도감이 든다"고 말했다.
    `Epiphany'는 기독교에서 동방박사들이 아기 예수를 만나러 베들레헴을 찾은 것을 기리는 `공현 대축일'이라는 뜻이지만, 일반적 의미에서는 큰 깨달음이나, 계시 등의 의미로 사용된다.
    WSJ는 토론토에서 오바마 대통령과 한국의 이명박 대통령이 만난 뒤에 백악관이 보도자료를 통해 론 커크 USTR(무역대표부) 대표가 지난 2007년 체결된 협정의 재협상을 위해 서울에 파견될 것이라는 점을 언급하면서 미하원 세입위원장인 샌더 레빈 같은 보호주의자들에게는 자동차가 가장 주요한 관심사이겠지만 협정의 어떤 부분이 수정될지에 대해 미국 관리들은 말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또 백악관 보도자료를 인용해, 한국이 유럽.캐나다와의 FTA 체결을 목전에 두고 있으며 만일 의회가 한.미간 협상을 위해 행동에 나서지 않을 경우 약 300억 달러의 수출 차질이 빚어질 것이며 미국의 일자리와 성장이 위험에 처할 수도 있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보다 더 자유로운 무역만이 더 많은 일자리와 경제적 성장을 이끌 수 있다"고 강조했다.
    보수적 신문인 WSJ는 "이 협상(한.미 FTA)은 낸시 펠로시 의장(민주당)이 의회를 운영하는 한 쉽지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아마 오바마 대통령은 의회의 변화를 갈망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WP)도 사설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11월 중간선거 이후 한미 FTA 비준안 의회 제출 스케줄 제시를 환영하면서 "오바마 대통령의 한미 FTA 비준 전략은 의원들의 정치적 압력이 상대적으로 낮아질 때를 고려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WP는 "한미 FTA가 실행되면 미국의 수출을 향후 5년동안 두배로 늘리겠다는 오바마 대통령의 목표 실현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WP는 의회내 반대파들이 한국의 자동차, 쇠고기 시장 개방 수준이 기대에 못미친다며 비준을 주저하고 있는 점을 지적하면서 "그러나 한미 FTA는 그들이 아는 것보다 더 많은 미국 자동차 메이커의 시장접근성을 보장한다"고 강조했다.
    WP는 또 "쇠고기 문제는 광우병 파동때문에 복잡하지만 지금은 이에 대한 한국의 우려가 잠잠해졌고 미국과의 동맹에 대한 한국의 평가도 높아졌다"며 현안 해결에 대해 낙관적인 기대를 표명했다.
    WP는 이어 "의회내 반대파들은 여전히 경계하고 완강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현명한 결단은 비준안 통과 가능성을 높였다"면서 "오바마 대통령이 건강보험개혁, 금융개혁 입법을 위해 쏟아부은 에너지의 일부만이라도 투자한다면 한미 FTA 비준안은 광범위하고 초당적인 지지를 얻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