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만 연안 따라 해협 접근…신호끄고 진입배럴당 1달러 '리스크 프리미엄' 회피 시도빈 LNG선 첫 이동…'통과 가능성 테스트' 신호
  • ▲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자 후자이라항 인근에 정박한 유조선들. 출처=로이터ⓒ연합뉴스
    ▲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되자 후자이라항 인근에 정박한 유조선들. 출처=로이터ⓒ연합뉴스
    사실상 통행이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의 통제 구간을 피해 항해하려는 새로운 시도가 포착됐다.

    일부 유조선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이 오만 연안을 따라 이동하며 기존 북측 항로 대신 '남쪽 경로'를 택해 시험 운항에 나선 것으로 나타나면서, 글로벌 에너지 수송 질서가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2일(현지시각)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오만 선적으로 표시된 초대형 유조선(VLCC) 2척과 LNG선 1척이 이란 혁명수비대(IRGC)의 영향권 하에 있는 기존 항로 대신 오만 해안을 따라 해협에 접근했다.

    기존에는 선박들이 이란 측과 협의를 거쳐 북측 항로를 이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에는 새로운 경로가 선택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통행세 회피'가 가능했다는 점이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선박들은 호르무즈 해협 통과를 위해 이란 측과 협의 후 배럴당 약 1달러 수준의 비용을 납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적으로 초대형 유조선 1척 당 약 200만 배럴을 적재하는 것을 고려하면 1척 운항에 약 200만 달러에 달하는 비용이 발생한다.

    다만 이는 통행세의 성격뿐 아니라 통제 구간을 지나기 위한 협상 비용 또는 일종의 리스크 프리미엄 성격이 강하다.

    높은 비용을 감수하는 대신, 호르무즈 해협이 아닌 먼 항로로 돌아가는 선박들과 달리 이번에 포착된 선박들은 해협 내에서 고위험 항로를 택해 이란의 감시를 피한 것으로 보인다.

    오만 연안을 따라 이동하는 남쪽 항로는 수심과 항로 여건 측면에서 초대형 선박에 부담이 크다.

    또한 해협 일대의 군사적 긴장과 현재의 전파 교란 환경까지 고려할 때 항해 안전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실제로 이 항로를 택한 3척의 선박은 런던 시각 기준 2일 오전 9시 30분경, 오만 북단 무산담 반도 끝단을 돌아 호르무즈 해협에 진입하는 시점에 신호 송출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이 선박들의 해협 통과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이번 항해에서 화물을 싣지 않은 '빈 상태'의 LNG 운반선이 포함된 점이 눈길을 끈다. 이는 실제 에너지 운송 목적이 아닌 항로 통과 가능성과 리스크 점검을 위한 시험 운항용으로 풀이된다.

    전쟁 이후 사실상 중단됐던 LNG선의 해협 통과 시도가 처음 확인됐다는 점에서 향후 가스 수송 재개 여부를 가늠하는 신호로도 읽힌다.

    블룸버그는 이번에 포착된 새 항로를 통한 운행에 대해 "단순한 우회 항로 확보가 아니라, 비용을 지불하고 통제된 안전을 택할 것인지 아니면 비용을 줄이는 대신 항해 및 지정학적 위험을 감수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더 이상 하나의 통로가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 수송의 리스크와 비용이 교차하는 전략적 공간으로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