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로호(KSLV-I)가 10일 오후 5시 1분 발사 후 137초 만에 폭발을 일으켜 추락한 것과 관련해 한국과 러시아간 발사책임문제가 핵심 사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는 나로호의 기립 지연, 소화장치 오작동 등 예기치 못한 문제가 발생했지만 성급하게 발사가 강행됐다는 이유. 그러나 나로호 발사의 결정권은 러시아의 몫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러시아 측이 실패의 상당부분을 책임져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발사강행, 너무 성급했던 것 아닌가...

  • ▲ 나로호가 하늘로 솟구치고 있다. ⓒ 연합뉴스
    ▲ 나로호가 하늘로 솟구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7일 나로호는 발사 준비를 위해 기립작업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전기적 신호의 불안정이 발견됐지만, 기립을 강행해 이날 오후 9시가 넘어 나로호를 발사대에 세웠다. 어두운 상황에서의 기립 작업은 밝은 대낮보다 위험을 감지하기 어렵다.

    발사 하루 전인 지난 9일에는 하얀 액체가 폭포수처럼 뿜어지면서 소화 장치 오작동 문제가 발생했다. 소화용수 100톤이 쏟아져 나왔지만 연구원들은 시스템을 교체해 문제가 없다며 조기 재발사를 강행했다.

    이 같은 발사에 주위에서는 “너무 성급했던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며, 일각에서는 “우리 정부와 러시아 모두 당초 9일과 10일 사이에 나로호를 발사해야 한다는 중압감을 갖고 무리하게 밤샘작업을 강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3차 발사, 러시아의 행보는?

  • ▲ 추락하는 나로호 ⓒ 뉴데일리
    ▲ 추락하는 나로호 ⓒ 뉴데일리

    나로호가 언제쯤 우주로 날아오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러시아는 나로호가 1, 2차 발사에 모두 실패할 경우 3차 발사를 하기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2차 발사에 대해 러시아 측이 시스템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발사를 강행했다는 추측이 일고 있다. 러시아로선 2차 발사가 성공하든 실패하든 자신들이 책임져야 할 부분이 거의 없을 것이라는 내부적인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실패 이유는 러시아가 만든 1단 로켓의 폭발 때문일 가능성이 커 1차 발사 때보다는 러시아의 책임에 훨씬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교육과학기술부는 “1단 로켓이 발사 후 229초에 정지되는데 그 이전인 137.19초에 1단 로켓이 작동하는 과정에서 통신 두절과 폭발 섬광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이는 1차 발사 때의 페어링 분리 실패보다는 러시아의 책임이 훨씬 커 보이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