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프녀'로 알려진 폭시 멤버 한장희의 잠적 사건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소속사 MC엔터테인먼트 김민철 대표는 지난 7일 "한장희가 열흘 전 팀을 무단 이탈해 연락이 닿지 않고 있는 상태"라며 "이달 잡힌 각종 방송 스케줄에 큰 차질이 빚어져 막대한 금전적 손해가 예상된다"고 다수의 언론 지면을 통해 하소연했다.

    김 대표는 "더욱 심각한 건 한장희가 팀을 무단 이탈한 이유조차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라면서 "이와 관련, 진지하게 만나 장희의 솔직한 심정을 듣고 싶다"고 밝혔다.

    현재 김 대표는 법무법인 한림을 소송대리인으로 선임, 한장희 측에 "이미 계약된 공연만이라도 활동해 줄 것"을 요청한 상태다. 그러나 김 대표는 한장희가 끝까지 계약이행에 대한 의지가 보이지 않을시 손해배상 청구 등 법적 대응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 여성듀오 폭시의 한장희(좌)와 다함. ⓒ 뉴데일리
    ▲ 여성듀오 폭시의 한장희(좌)와 다함. ⓒ 뉴데일리

    김 대표의 절박한 호소가 언론에 공개된지 이틀만에 그동안 침묵으로 일관하던 한장희 측도 입을 열었다.

    한장희의 법률대리인을 맡은 이OO 변호사는 9일 뉴데일리와의 통화에서 "소속사 측에서 그동안 아무런 마찰이나 다툼이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의뢰인(한장희)의 경우 현재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어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 "막상 연예계에 대뷔해 보니 '이 바닥이 이런 곳이구나. 쉬고 싶다'는 회의감을 강하게 느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렇듯 소속사에서 활동할 당시 육체적·정신적 고통을 겪어왔음을 호소한 한장희 측은 "전속계약 관계는 물론 제대로 된 연예인으로서의 대우를 받아본 적이 없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육체적·정신적 고통이 성적인 문제를 가리키는 것은 절대로 아니"라고 밝혔다.

    한편 한장희 측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소속사 김민철 대표는 "소속사로부터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받았다는 기사를 보고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며 "한장희가 어떻게든 대화와 타협으로 풀어가려 하는 회사의 입장을 전혀 고려 하지 않는 것 같다"고 9일 밝혔다.

    이어 "장희가 대리인을 통해 자신의 법무법인에 의견을 전달했다고 하는데 정확히 대리인이 누구인지, 그리고 소속사로부터 구체적으로 어떤 정신적·육체적 고통들을 받았는지 밝혔으면 좋겠다"면서 또한 "연예인 대우를 받은 적이 없다는데 조목 조목 공식적인 입장을 밝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나아가 김 대표는 "장희나 장희측 대리인의 근거도 없고 정신적·육체적 고통이란 불명확하고 오해의 소지가 있는 단어들을 재생산하다면 명예 훼손등의 법적 절차를 밟겠다"며 이전보다 더욱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

    현재까지 양측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 보면 하나같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받아왔다는 측과 ▲문제될 만한 잡음이 전혀 없었다는 소속사 측의 주장. ▲그리고 이미 계약된 행사나 공연만큼은 소화해 달라는 소속사의 주문에 ▲'더 이상 연예인 생활을 지속할 수 없다'고 분명한 선을 그은 한장희 측의 태도를 볼 때 양측이 마음 문을 열고 타협할 가능성은 지극히 희박해 보인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남은 건 치열한 법정공방 뿐일까? 본지가 양측 변호사들과 이야기를 나눠본 결과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는 결론이다. 각각의 변호인들은 의뢰인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은 물론 상대방의 입장과 상황에 대해서도 상당부문 공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이제 막 연예계에 입문한 신인 여가수가 본격적인 활동을 눈 앞에 두고 꿈을 포기하려는 것에 대해서도 하나같이 안타까운 마음을 견지하고 있다.

    따라서 양쪽 모두 서로의 입장을 조금만 이해하려는 태도를 취한다면 의외로 해법은 간단할 수 있다. 이를 위해선 일방적으로 활동 중단을 선언한 한장희의 구체적이고 솔직한 입장 표명이 먼저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