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이 17년 만에 월드 베이스볼 클래식(WBC) 2라운드, 8강에 올랐지만 힘 한번 제대로 써보지 못하고 콜드게임 패배를 당했다.
류지현(55)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14일 오전 7시 30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론디포 파크에서 열린 도미니카공화국과 경기에서 0-10으로 7회 경기를 끝냈다.
이날 한국은 류현진을 앞세워 도미니카공화국의 막강 화력을 저지하려 했지만, 힘에 겨웠다. 도미니카공화국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손에 꼽히는 멤버들이 주축을 이뤘다. 축구로 따지만 브라질 대표팀과 같았다.
1번 타자인 페르난도 타티스jr(우익수·샌디에이고 파드리스)부터 케텔 마르테(2루수·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그리고 메이저리그 최고 연봉을 자랑하는 후안 소토(좌익수·뉴욕 메츠), 류현진의 옛 동료인 '괴수' 블라디미르 게레로 jr(1루수·토론토 블루제이스), 매니 마차도(3루수·샌디에이고 파드리스)-주니어 카미네로(지명타자·탬파베이 레이스)-훌리오 로드리게스(중견수·시애틀 매리너스)-아구스틴 라미레스(포수·마이애미 말린스)-헤랄도 페르도모(유격수·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까지 한숨을 돌리기 어려운 거포들이 즐비했다. 선발 투수인 크리스토퍼 산체스(필라델피아 필리스)는 지난해 사이영상 2위를 차지한 최상위급 선수였다.
그래도 류현진은 1회를 실점 없이 막으면서 '기적'에 대한 희망을 품게 했다.
하지만 2회에 모든 것이 틀어졌다. 선두타자 게레로jr가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마차도를 좌익수 직선타로 막았지만, 카미네로가 좌익 선상 적시 2루타를 때려냈다.
이날 경기의 분수령은 여기였다. 중간 송구를 맡은 김주원이 포수에 던진 것이 빗나갔고, 시간적 여유가 있었음에도 실점을 하고 말았다. 여기서 아웃만 시킬 수 있었으면 이날 경기 양상은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결국 로드리게스의 유격수 땅볼을 틈타 카미네로가 홈을 밟아 2-0이 됐다.
타티스JR의 추가 적시타로 3-0. 특히 3회말 무사 1루 게레로JR의 중견수 뒤 2루타로 1루 주자 소토가 홈으로 쇄도하는 과정에서 포수 박동원이 기다리고 있었음에도 잡지 못한 것은 두고두고 아쉬운 장면이었다. 완전한 아웃 타이밍이었지만, 박동원의 미트는 소토의 몸에 닿지 않았다. 한국은 챌린지까지 신청했지만 소용 없었다.
박동원은 이미 KBO리그에서도 지난해 8월 1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손아섭의 스위밍 슬라이딩에 치명적 점수를 내준 일이 있었다. 박동원은 이런 어처구니 없는 플레이를 국제 무대에서 또 다시 하고 말았다.
이 정도면 실수가 아니라, 실력이다. 실력이 떨어지면 온 몸으로 저항하고, 맞서야 했는데, 안방마님 포수부터가 집중력이 떨어졌고 이는 경기 전체의 향방을 가르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