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월드컵 본선을 보름을 앞두고 치러진 ‘가상’ 그리스 벨라루스와의 평가전을 지켜본 허정무 감독은 “모든 것이 불만족스러운 경기였다”고 평가했다.

    이날 경기에서 한국은 국제축구연맹(FIFA) 세계랭킹 82위인 벨라루스를 상대로 공수 양면에서 문제점을 드러내며 A매치 4연승을 마감했다.

    허 감독은 30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쿠프슈타인 아레나에서 가진 벨라루스와의 A매치 평가전에서 0-1로 패한 뒤 “경기 내용이 썩 좋지 못했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경기 내용이)선수 구성상 매끄럽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면서 “전반과 교체할 선수의 전후반 90분을 모두 뛰게 할 선수를 머릿속에 그려놨다”고 설명했다.

  • ▲ 침통한 표정의 허정무 감독 ⓒ 연합뉴스
    ▲ 침통한 표정의 허정무 감독 ⓒ 연합뉴스

    허 감독은 “수비와 미드필드 모두 문제가 있었다”면서 “중앙에서 수비가 안돼 상대에게 역습을 허용했고 공격수들을 자유롭게 놓아주었다. 수비진에서도 문제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이어 “수비선수들도 상대 공격수와의 공중 경합에서 등 뒤에 서는 상황이 잦고 상대 패스 플레이를 끊어주지 못하는 등 역습도 안됐다”고 진단했다.

    당초 선수교체 제한 없이 경기를 진행하려고 했으나 주최측인 오스트리아축구협회로 인해 6명으로 교체인원이 제한돼 선수 기용에 제약이 있었다. 허 감독은 “잔디도 길고 미끄러었고 모든 면에서 만족스럽지 못한 경기”라고 평가했다.

    전반 31분 왼쪽 무릎부상으로 교체된 곽태휘에 대해서는 “병원으로 보냈다. 정밀검사를 통해 (부상정도를)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런 점(부상)이 가장 곤란하다. 선수를 여유 있게 데려온 것은 이런 상황을 가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허 감독은 6월 1일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는 최종엔트리에 대해 “벨라루스전 결과도 참고할 것이다. 신중하게 생각해보겠다”며 말을 아꼈다.

    아울러 허 감독은 “오늘 경기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하고, 장점은 부각시켜야 한다. 안좋은 경기도 분명히 있는데, 오늘 패배는 어찌 보면 선수들이 심기일전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주장으로 전반전을 뛴 박지성 선수는 "고지대에서의 첫 경기였기 때문에 선수들의 적응이 덜 된 점이 있다"면서 "오늘 경기를 통해 뭘 해야할지 알 것이다. (오늘이) 우리의 본 실력이 아니다. 남은 기간 그리스 전력을 파악해 철저히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제점 지적도 잊지 않았다. "경기중 전체적으로 선수들 간의 의사소통이 잘 안됐다"고 지적하면서 "연습을 통해 충분히 개선될 수 있는 문제이다"고 말했다.

    이어 "쉽지 않은 경기를 펼쳤다. 월드컵이라면 당연히 이런경기를 경험해 봐야 한다"면서 "남은 경기 얼마나 더 준비 하느냐, 얼마나 가진 기량을 잘 보여주느냐에 따라 월드컵 16강의 성패 달린 것"이라며 이날 경기로 얻은 성과에 대해 평가하기도 했다.

    한국 대표팀은 전지훈련지인 노이슈티프트로 이동해 훈련을 마친 뒤 6월 4일 오전 1시 (한국시간) 인스부르크의 티볼리 노이에서 스페인과 마지막 평가전을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