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지에서 재활 훈련에 한창인 이동국 선수 ⓒ 연합뉴스
    ▲ 오스트리아 전지훈련지에서 재활 훈련에 한창인 이동국 선수 ⓒ 연합뉴스

    부상으로 신음하던 이동국(31‧전북)이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대표팀 최종엔트리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1일(한국시간) 월드컵 대표팀 허정무 감독은 전지훈련지인 오스트리아 노이슈티프트의 카펠라 호텔에서 남아공으로 데려갈 23인의 최종명단을 발표했다.

    이동국은 지난달 16일 에콰도르와의 평가전에서 허벅지 부상을 겪으며 1998년 프랑스월드컵 이후 허락되지 않았던 월드컵 본선무대가 또 다시 눈앞에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허 감독은 “메디컬 팀과 함께 병원에 가서 MRI 촬영을 했고 상처가 아문 상태다. 1주일 후부터는 100% 몸 상태로 팀에 합류할 수가 있다는 결정이 나왔다”며 이동국이 부상에서 벗어났음을 전했다.

    당초 이동국의 부상상태가 12일 치를 그리스와의 경기 출전이 어려울 것으로 알려지며 26인의 1차 예비 엔트리에 포함된 것만으로도 논란이 됐었다. 최종진단 결과 이동국은 본선 3경기에 모두 뛸 수 있는 몸 상태다.

    허 감독은 “피지컬팀에서 무리해서라도 뛰어야 한다면 첫 경기도 뛸 수 있고, 두, 세번째 경기는 무리 없이 뛸 수 있다고 보고했다”고 밝혔다.

    1998년 열 아홉 살의 나의로 월드컵 대표팀에 오른 이동국은  0-5 참패를 당했던 네덜란드와의 조별리그 2차전에서 시원스런 중거리슛과 날카로운 헤딩슛을 잇따라 시도하며 차기 한국 축구의 대표 스트라이커로 주목받았다.

    2002년 아시안컵에서 득점왕을 차지하며 독일 분데스리가 베르더브레멘에 진출했으나 잦은 부상으로 오랜 슬럼프를 겪어야 했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도 히딩크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광주 상무로 입대한 이동국은 슬럼프를 털어내며 2004년 독일과의 평가전에서 발리슛으로 3-1 승리를 이끌었다. 2006년 K-리그에서 포항의 주요 공격수로 맹활약하며 기대를 모았으나 2006년 월드컵을 앞두고 갑작스런 십자 인대 부상으로 또 한 번의 좌절을 맛봐야 했다.

    이후 2007년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미들즈브러에 입단했으나 리그 무득점에 그친 뒤 국내 무대로 돌아왔다. 그러나 이동국은 2009년 K-리그 MVP와 득점왕에 오르며 화려하게 재기에 성공했다.

    올 1월 월드컵 전지훈련부터 꾸준히 대표팀에 선발돼 남아공 월드컵의 희망의 불씨를 키웠다. 이동국은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으나 대회를 한 달여 앞두고 허벅지 부상으로 참가 불발의 위기를 맞았다.

    하지만 올 시즌 K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허 감독의 신임을 얻은 이동국은 12년의 한이 서린 월드컵 무대에 오르게 됐다. 사실 지난달 31일로 예정됐던 최종엔트리 발표를 하루 늦춘 것도 이동국에 대한 배려라는 시각이 컸다.

    ‘국내용’ 선수라는 비판을 받으며 축구인생을 이어가던 이동국이 과연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 어떤 활약을 보일지 월드컵은 이제 10일 앞으로 다가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