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NBC의 ‘전설적 기자’인 존 리치(John Rich, 92)씨가 한국 전쟁 당시 종군기자로 참여해 촬영한 컬러 사진이 국내 처음 공개된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주한 미국대사관은 한국전쟁 60주년을 기념해 오는 5월5일부터 6월 30일까지 청와대 사랑채에서 특별사진전을 연다. 이번 전시회는 한국전쟁 개전 초기부터 휴전협정 시까지 3년여 동안의 장면을 담은 사진 70여 점이 선보인다.

  • ▲ 진달래꽃을 철모에 꽂은 병사모습 ⓒ John Rich
    ▲ 진달래꽃을 철모에 꽂은 병사모습 ⓒ John Rich

    전시 사진들은 치열한 전투 장면 대신 다양한 일상의 모습을 포착해 전쟁의 모습을 생동감 있게 증언하고 있으며, 한국 전쟁의 상황을 다양한 시선으로 담고 있다.

    파란하늘을 배경으로 북한의 소련제 야크 전투기의 잔해 위에 올라가 해맑은 표정으로 신나게 손을 흔드는 소년, 고난의 시절에도 불구하고 희망의 끈을 놓치지 않고 어린 삼남매와 함께 쌀가마를 얹은 수레를 끌고 가는 억척스러운 한 어머니의 모습도 만날 수 있다.

    또한 손톱 밑에 때가 잔뜩 낀 거친 손으로 진달래꽃을 꺾어 철모에 꽂은 채 카메라를 응시하는 앳된 병사의 얼굴도 담겨있다.

    백선엽 육군협회 회장은  “나는 마치 60년 전 그 날, 그 현장으로 돌아간 듯 가슴이 뛰었다”고 말했고, 이홍구 전 국무총리는 “기자 특유의 눈으로 기록한 문자 그대로 ‘살아 있는 역사의 기록’이다”라며 소감을 전했다.

    이번 사진전은 그 동안 흑백 이미지로만 인식돼 있던 한국 전쟁을 생생하게 되살려 놓았으며, 한국전쟁에 대한 역사의식을 새롭게 고취시켜줄 것으로 기대된다.

    존 리치는 1950년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한국으로 파견돼 3년 동안 종군기자로 활동했으며, 총 900컷 정도의 방대한 양의 한국전 컬러사진을 보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