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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의 26일 차기 원내대표 경선출마 선언을 바라보는 친박(친박근혜)의 속내는 복잡하다.
한때 동고동락했던 `좌장'의 성공을 바라는 마음이 없지 않지만, 김 의원이 친이(친이명박)계의 지원을 받아 원내대표직에 도전하는 정치 행보는 용납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주류다.
한 의원은 이를 `심정적 지원, 정치적 반대'라고 압축했다.
박근혜 전 대표는 침묵하고 있지만 반대하는 표정이 역력하다.
그는 최근 일부 의원과의 모임에서 김 의원의 출마건을 묻는 질문에도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고, 기자들의 비슷한 질문에도 "몰라요"라고 싸늘하게 답변했다.
이는 친이 주류가 작년 5월 `김무성 원내대표 추대'를 추진했을 때 정면 반대했던 것과 같은 기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는 지난해 2월 김 의원이 세종시 절충안을 제시하며 정면 반기를 들었을 때 박 전 대표가 "친박에는 좌장이 없다"며 강한 톤으로 비판했고 이는 김 의원에 대한 정치적 파문(破門)으로 여겨졌다.
결국 친이계의 지원을 업은 김 의원의 원내대표 출마는 결국 두 사람간의 완전한 정치적 결별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친이 핵심 의원들이 "특별히 할 말이 없다. 자신이 선택한 길인데 우리가 뭐라 하겠는가"라고 말하는 데서도 외면의 기류가 읽힌다.
그러나 일부 강경파 의원들은 박 전 대표와의 관계를 긴 안목으로 고려, 김 의원이 원내대표 출마 제안을 받아들이면 안되는 것이었다고 직접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다.
한 친박 의원은 "결국 박 전 대표와 김 의원을 완전히 갈라놓고, 김 의원을 고리로 친박을 분열시키려는 정치적 속셈이 아니겠느냐"고 친이계로 화살을 겨눴다.
다른 친박 중진은 "박 대표로서는 자존심이 많이 상하는 문제"라며 "계파 갈등이 완화되기는커녕 오히려 악화일로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여기에는 원내대표 선출시 김 의원이 여권 주류의 견해를 내놓으며 박 전 대표와 자주 충돌할 수 밖에 없는 정치환경에 대한 우려가 강하게 배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박 일각에서는 경선에서 김 의원을 밀겠다는 분위기가 없지 않다.
친박내 영남권 의원들의 상당수는 "도와드릴 생각", "지원하겠다"고 말하고 있는데 그와 오랜 세월 정치활동을 함께하며 쌓아온 교분과 우정 때문으로 보인다.
특히 김 의원이 박 전 대표와의 의견충돌로 운신의 폭이 좁아지면서 의원들 사이에서 동정론을 불러일으킨 측면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들도 김 의원의 지원 여부와 상관없이 세종시 수정 등 정책에서는 기존의 입장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부산의 한 의원은 "우리의 세종시 원안 찬성 입장은 변함없다"며 "김 의원을 고리로 우리가 세종시 수정당론에 찬성표를 던질 것이라는 생각은 착각"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