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안함의 함미가 돌아왔다. 그곳엔 실종 장병들의 싸늘한 시신이 죽음으로 잠들어 있었다. 국민들은 다시 한 번 아픈 가슴을 움켜쥐었다. 대통령은 눈물을 흘렸다.

    천안함의 함미는 외부 공격에 의한 파괴였음을 뚜렷이 보여주었다. 안으로 찢겨져 날아간 함미와 민군합동조사단의 1차 발표를 접한 언론의 반응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뉘어진다. 하나는 북한의 공격 가능성에 무게를 싣는 분위기이고 다른 하나는 북한이 연루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모습이다.

    전자의 주장은 함미의 찢겨진 형태를 볼 때 외부공격이 확실하며 그렇다면 북한의 소행일 가능성이 높다는 근거를 제기한다. 반면 후자의 주장은 몇 가지로 정리된다. 그것은 군의 신뢰가 땅이 떨어졌다, 군의 구조적 개혁이 필요하다, 군이 대통령 말을 안듣는다, 국론이 분열되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 둔 정략적 의도가 있다는 등이다.

    국방장관이 이미 말한 바대로 국가적 위기 사태를 맞아 가장 중요한 것은 국민의 마음을 모으는 일이라는 데에 이견을 가질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런데 후자의 논리들을 가만히 보면 미꾸라지가 흙탕물을 내며 도망치듯이, 사안의 초점을 흐리고 맑은 물을 혼탁하고 혼란하게 만드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는 것 같다. 그들의 한결같이 국론분열을 부각시키는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국론을 분열시키는 진원이 그들인 것이다.  

    4월 20일자 한겨레신문은 “대통령과 군”이라는 논설위원의 칼럼을 통해 “대통령의 말이 군에 그대로 통하지 않는 형국임이 분명하다”고 단언한다. 그리고 “그곳 말고도 갈등은 곳곳에서 감지된다”며 의혹을 모두 공개하라는 대통령의 지시에도 군 당국이 청와대의 말을 듣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대통령이 추모의 눈물과 함께 우리 군대를 더욱 강한 군대로 만들겠다는 말을 한 걸 두고 “이번 사건이 외부공격 때문이라면 초계와 작전에 실패한 군의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는 뜻으로 들린다”고 단정한다.
     
    4월 20일자 경향신문은 “천안함 사고로 국론분열 극복하려면”이라는 제하의 사설을 실었다. “천안함 사고와 연이은 해군 헬리콥터 추락사고로 국론이 갈수록 분열되고 있다”고 전제한다. “천안함 사고 한 달이 다 되어 가도록 국론분열 현상이 가시지 않는 이유가 정부에 있다”며 ‘정부가 북한 관련설을 증거도 없이 조장하기 때문’이라고 탓한다. 

    이어서 경향신문은 “함미 인양 후 더욱 거세지는 무절제한 북한 공격설 및 책임론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우리 사회 내부의 갈등을 키우려는 정략적인 의도를 갖고 있는 게 아니냐 의심을 불러일으킬 만하다.”고 한다. 대통령이 “우리 스스로 냉정히 돌아보아야 한다.”, “우리에게 무엇이 부족한지 무엇이 문제인지 철저히 찾아내 바로 잡아야 할 때”라고 말한 걸 두고도 ‘우리 군의 구조적 문제’를 말한 것이라고 아전인수(我田引水)격으로 해석한다. 

    4월 18일 한겨레 신문은 “섣부른 ‘북한공격설-대북보복론’을 경계한다”를 사설로 뽑았다. 같은 날 경향신문은 “섣부른 북 공격설 언동 무책임하다”로 나갔다. 4월 20일 인터넷 기사 메인으로 한겨레 신문은 “유족들 “군 발표 못믿어 자체 자료 수집…의혹 40가지””를 걸었다. 경향신문은 ““어뢰 맞은 것 아니다…양심선언 시간문제””를 대문에 놓았다.

    북한 연루설을 차단하려는 언론들의 행태는 희한하게도 똑같은 모습을 취하고 있다. 그것은 군에 책임을 돌리고 군과 청와대를 분열시키며 군과 유가족들을 분열시키고, ‘지방 선거’에 ‘정략적’이라는 용어를 그대로 가져다 붙여 그들 스스로 국민들의 시선에 이간질을 하려 드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론이 분열되어 있다”고 외치고 정부를 탓한다.

    그들의 마구잡이로 편가르기에 동원되는 ‘말재간’과 ‘아전인수’와 ‘꼬투리잡기’가 참 놀랍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국론을 분열시키는 행태는 그들 스스로가 자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들이 국론을 분열시키고 있고 그들이 그것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는것이다.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하고 있다. 방귀를 끼는 사람이나 냄새가 역하다고 다른 사람에게 덮어씌우며 열내는 사람이나 다 한 사람인 것이다.

    외부 공격이 확실해진 상황에서도 북한의 소행으로 연결짓는 것을 거부하거나 경계하는 것은 있을 수 있는 일일 것이다. 그러나 그렇게나 치졸하게 행동하면서까지 북 연루설을 그토록 차단하고 싶은 그들의 그 저의가 무엇인지 그것이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