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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극의 주인공 맥벳이 다가오는 내일이 겁이 나서 늘어놓은 넋두리의 한 토막입니다. 내일이 되는 것이 겁이 난다는 그의 심정은 천안함의 참변을 겪은 우리들의 심정과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습니다. 우리들의 ‘내일’이 걱정입니다.
목숨을 잃은 50명 가까운 천안함의 젊은이들을 추모하며, 이명박 대통령의 눈시울이 젖었고 그의 목소리는 떨렸습니다. 국민 모두에게 큰 공감을 불러일으킨 매우 감동적인 연설이었습니다. ‘전사자’의 (아직은 ‘전사자’라고 부를 수 없다고 우기는 이들도 있겠지만, 실질적으로는 ‘전사자’지요.) 그 이름을 하나하나 부를 때, 그 이름이, 아들이나 남편이나 자기 아빠의 이름일 때 통분 때문에 벅찬 그들의 가슴을 누가 달랠 수 있겠습니까.
갈라진 배와 흩어진 파편들을 보고 또 보고, 아주 면밀하게 검토하고 나서, 전 세계의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누가 한 짓”이라고 판단을 내렸다 하더라도, ‘테러 수출국을 그대로 둘 수 없다’하여 이 일을 유엔에 호소하고 제소한다 하여도, 허세와 거짓말로 여지껏 버티어온 그자들이 끄떡이나 하겠습니까. 놈들은 계속 ‘아니’라고 우길 겁니다.
미국 눈치 보고, 러시아 눈치 보고, 중국 눈치 볼 수밖에 없는 오늘의 대한민국, “이 모양이 처량하다”하겠습니다. 내일이 오는 것이 두렵습니다. 우리는 정말 ‘함정’에 빠진 것 아닙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