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명박 대통령은 20일 천안함 침몰사건과 관련, "무엇보다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해야 겠다는 의무감을 갖고 일을 하고 있다"면서 "조사결과가 나올 때까지 인내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여야 3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여러 경우에 대해 대비하고 있지만 지금은 결론을 이야기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박선규 대변인이 전했다.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나도 최종 물증이 나올 때까지는 뭐라고 대답할 수 없다"면서 "신중하게 가는 것이 좋다. 그래서 최종결론이 나올 때까지 정치권에서 협력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감출 것이 없고 나오는 대로 다 공개할 것이기 때문에 조사과정에 대해, 결과에 대해 기다리면서 믿음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거듭 당부했다.

    "조사과정·결과에 믿음 가져달라" 정치권 협력 당부

    특히 이 대통령은 "안보를 튼튼히 하고 개혁하자는 부분에 대해 정치권에서 얼마든지 의견을 개진할 수 있지만 조사하는데 대해서는 의심을 하지 말아달라고 꼭 당부드리고 싶다"고 강조하면서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이 모였기 때문에 누구나가 믿을 수 있는 결과가 반드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치권에서도 협조를 더 해달라"고 덧붙였다.

    정치권 일각에서 '북풍(北風)' 주장이 제기된 것에 언급, 이 대통령은 "내가 북풍을 하겠다 하면 처음부터 북한 소행같다고 이야기하지 않았겠느냐"면서 "그렇게 정치적으로 이 문제를 안하려고 신중하게 하고 있으니 야당 쪽에서도 그 점을 분명히 인식해주길 바란다"고 잘라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군에 대한 문책을 요구와 관련해 "지금 당장 책임있는 사람들의 문책을 이야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책임을 안묻겠다는 것이 아니고 냉정하게 묻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시점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국가안보상으로 어느 때 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지, 그리고 군의 사기도 고려하면서 책임을 더 엄격하게 묻는 방안은 없는지 두 가지를 고민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야당 대표를 말한 듯) 두 분도 제 입장에 계시다면 같은 이야기를 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지금 군 문책 주장 바람직않다…책임 안묻는 것 아니라 냉정하게 물을 것"

    또 이 대통령은 북한 소행 여부보다 우리 군 문제를 먼저 지적하는 일부 세력에 대해 "다른 견해가 있더라도 양쪽 이야기를 다 참고하겠다"면서 "군 관련 부분에 있어서는 상당 부분에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국방선진화위원회를 만들어서 현재 작업을 하고 있다. 이번에 이 문제가 터졌기 때문에 더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되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답했다.

  • ▲ 이명박 대통령이 20일 낮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 민주당 정세균 대표,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 등 여야 3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천안함 침몰 사고와 관련한 오찬 간담회를 마친 뒤 밖으로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 이명박 대통령이 20일 낮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 민주당 정세균 대표,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 등 여야 3당 대표를 청와대로 초청해 천안함 침몰 사고와 관련한 오찬 간담회를 마친 뒤 밖으로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조사 기간에 대한 여야 대표들의 질문을 받은 이 대통령은 "이미 내부폭발이 아니라 외부폭발이라는 부분은 확인이 됐다"면서 '어뢰든 기뢰든 무슨 조각이 나와야 전문가들이 과학적으로 조사를 할 수 있을텐데 지금은 그것을 수거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외국 조사단 참여 배경을 설명하면서 "이번(미국 워싱턴 핵안보정상회의)에 나가보니까 국제사회에서도 우리 천안함 사태에 관심이 많더라. 큰 관심을 보였는데 우리 정부가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예단하지 말자는 방침으로 가는데 대해서 높이 평가했다"며 "우리끼리만 해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국제사회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국제사회, '예단 금물' 방침에 높이 평가…국회 조언 듣겠다"

    이 대통령은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마침 전화를 했을 때 민간이든 군이든 최고의 전문가를 보내달라고 요청했고, 흔쾌히 동의해줬다. 그리고 스웨덴은 중립국가이기 때문에 중립국이 들어오는 것이 국제사회의 조사에 대한 신뢰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으며 호주와 영국도 해양국가로서 전문적 기술을 갖고 있는 나라기 때문에 부탁했다"면서 "고맙게도 4개 나라 모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각 당 대표를 향해 이 대통령은 "국회에서 어느 시점에는 이번 사태를 어떻게 푸는 것이 좋을지 상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국회에서 어떻게 이 문제를 다루는게 가장 슬기로운 것인지 상의하신 후에 결론이 나는대로 조언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오찬 간담회에는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 민주당 정세균 대표, 자유선진당 이회창 대표 등 이 대통령과 3당 대표만 자리했으며, 정오부터 오후 1시 43분까지 진행됐다.

    회동을 마친 이 대통령은 "진지하고 허심탄회하게 많은 얘기를 나눴다. 대통령으로서 (3당) 대표들이 제기하는 의문과 질문에 대해 최선을 다해 설명했고 이해와 협조를 구했다"면서 "도움이 많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본관 입구까지 내려와 각 당 대표들을 배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