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노동신문은 17일 ‘남조선 당국의 이른바 그랜드 바겐을 평함’이라는 제목의 ‘논평원의 글’에서 “조선반도(한반도) 핵문제에 대한 무지를 드러낸 궤변으로 논의할 가치도 없다”고 비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전했다.

    ‘논평원의 글’ 형식은 중요 현안에 관한 노동당의 공식 입장을 나타낼 때 쓰이며,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는 “정부 성명이나 대변인 성명보다 더 권위있는 글”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신문은 “아무 신뢰도 없는 상태에서 마지막 단계에서 논의할 내용을 단번에 해결하겠다는 것은 어처구니가 없다”며 “핵 위기 해소에 필수불가결한 미군철수, 합동군사연습 중지, 조미평화협정 같은 것을 어떻게 통합적 접근법으로 한꺼번에 다룰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신문은 최근 미국이 발표한 ‘핵태세 검토보고서’(NPR)에서 북한에 대한 핵무기 사용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은 점 등을 거론하면서 “미국이 남조선, 일본, 태평양 등지에 수만개의 전략.전술 핵무기를 배치해 우리 공화국을 겨누는 상황에서 공화국이 안전을 수호하기 위해 핵 억제력을 갖춘 것은 당연하다”며 핵개발을 정당화하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신문은 이어 “미국이 핵무기로 우리를 위협하지 않고 조미 사이에 신뢰가 조성돼 쌍방 관계가 정상화되면 핵문제 해결에도 좋은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며 “괴뢰들(남한)이 대규모의 경제지원 주머니를 흔들면 우리가 응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 같은데 그보다 어리석은 잠꼬대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랜드 바겐은 북한이 핵 프로그램의 핵심 부분을 폐기하면 안전보장을 제공하고 국제사회와 함께 대북지원을 본격화하는 내용의 일괄타결방안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작년 9월 제안한 북핵 해법이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