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짐바브웨 주민들은 북한의 월드컵 축구대표팀이 다음 달 자국에서 전지훈련을 하려는 계획에 크게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대 북한이 개입된 짐바브웨 민간인 학살에 대한 쓰라린 기억 때문이다.
    자유북한방송은 남아공 주간지 ‘메일 앤 가디언’(Mail & Guardian) 보도를 인용, “짐바브웨 시민단체들이 북한 축구대표팀의 전지훈련 계획에 크게 반발하고 있다”고 17일 전했다.
    앞서 짐바브웨 당국은 북한 축구대표팀이 오는 6월 11일 시작하는 남아공 월드컵에 앞서 5월 25일부터 2주간 짐바브웨에서 전지훈련을 하도록 허용했다.

  • ▲ 북한 축구 대표팀 ⓒ 자료사진
    ▲ 북한 축구 대표팀 ⓒ 자료사진

    짐바브웨 시민단체들이 북한 대표팀의 전지훈련에 반발하는 이유는 지난 1980년대 짐바브웨의 로버트 무가베 정권이 남부지방인 ‘마타벨레랜드’에서 저지른 민간인 학살 사건에 북한이 개입됐기 때문.
    짐바브웨의 무가베 대통령은 80년대 초 정적과 반대파를 숙청하기 위해 북한에 도움을 요청했고 북한 군사교관들이 교육한 무가베 대통령의 친위부대가 6년에 걸쳐 약 2만 여명의 짐바브웨 민간인을 잔인하게 학살했다.
    짐바브웨의 시민단체들은 짐바브웨 당국이 북한 축구팀의 전지훈련을 허락한 것은 민간인 학살 당시 희생자와 생존자에 대한 모독이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30개 이상의 짐바브웨 교회와 시민, 사회단체들이 북한 축구팀의 전지훈련을 막기 위해 세를 규합하고 있다면서 만일 짐바브웨 당국이 북한팀의 전지훈련 허락을 취소하지 않을 경우 북한팀이 짐바브웨에 머무는 동안은 물론 북한이 출전하는 남아공 월드컵 경기장에서도 시위를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 12일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이 발행하는 소식지(IRIN)도 짐바브웨 국민들이 1980년대 자행된 ‘마타벨레랜드 대학살’ (Matabeleland Massacres)에 대한 기억 때문에 북한 축구팀의 전지훈련 계획에 반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