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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핵안보정상회의 개최지로 우리나라가 결정된 것은 핵안보 분야에서의 한미동맹 강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지지 확보, 그리고 평화적 원자력 이용의 모범국으로서 지위 제고 등 여러 의미를 갖는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개회 선언에 이어 차기 정상회의 개최국으로 우리나라를 지명했으며, 47개 참가국 정상들은 만장일치로 지지를 표명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오바마 대통령과의 악수로 화답하면서 이를 수락했다.
◇ 핵안보 분야로 한미동맹 확대 = 핵안보정상회의는 '핵무기 없는 세상'이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비전이 현실화된 것이다. 차기 개최지로 우리나라가 결정되면서 한미동맹은 전통적 동맹관계를 넘어 지역과 세계 평화를 위한 핵안보 분야에서도 변함없다는 점을 세계에 과시하게 됐다는 평가다.
특히 차기 개최지 결정과정에서 미국의 적극적인 역할이 큰 도움이 됐다는 후문이다. 여러 개최신청국이 있었지만 미국이 직접 중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당시 G20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것에 이어 오바마 대통령의 금년 서울 G20 정상회의 유치 지원과 유사한 흐름이다. 이 역시 긴밀한 한미동맹 관계와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의 돈독한 신뢰와 협력의 관계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
- ▲ 이명박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핵안보정상회의가 열린 미국 워싱턴 컨벤션센터에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반갑게 인사하고 있다. ⓒ 뉴데일리 <=청와대 제공>
◇ 핵비확산.원자력 이용 모범국 = 미국을 비롯한 회의 참가국들은 한국이 핵비확산조약(NPT) 등 비확산 규범을 성실히 준수하면서 민수용 원자력 이용을 활발히 추진해 나가고 있는 모범국가라는 점도 개최 결정의 바탕이 됐다.
이 대통령은 회의 제1세션 첫번째 발언에 나서 우리가 운영하고 있는 원자력 발전에 대해 소개했다. 20기를 운영하고 있는 원자력 사용국이지만 지난 32년간 한 차례 사고도 없었다는 점은 우리 원자력 기술의 안전성과 우수성을 입증한다. 회의 참가 47개국 중 절반 가량은 아직 원자로를 운영하지 않는 국가며, 이용하더라도 대부분 한 두기 정도에 그치고 있어 우리의 잠재적인 시장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원자력 산업 발전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 '핵무기 없는 한반도', '핵무기 없는 세상'의 출발점 = 북핵문제 당사국인 한국의 핵안보정상회의 개최는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의지를 결집하고 공고화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참가국들이 차기 회의 개최지로 한국을 적극 지지한 것에는 한반도의 핵문제가 갖는 의미를 고려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우리는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 등 핵의 긍정적 부분을 갖고 있지만, 더불어 북핵문제라는 부정적 부분을 함께 지니고 있다. 이같은 특수성은 오바마 대통령이 주창하는 '핵무기 없는 세상'의 출발점이 '핵무기 없는 한반도'가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
◇ G20 주도 이어 핵안보 분야 최정상 포럼 유치 = 경제분야 최정상 회의인 G20 정상회의 의장국 지위에 이어 핵안보 분야에서도 최정상 회의를 유치했다는 점에서 우리의 국격과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라는 평가다.
47개국 정상과 3개 지역 및 국제기구 대표가 참가한 1차 회의는 핵안보 분야 정상회의로서는 역사상 최초이자 최대 규모로 개최됐다. 2차 회의가 같은 규모로 열리더라도 우리나라가 개최한 정상급 회의로는 최대 규모로 기록될 전망이다. 핵안보, 원자력 이용에 대한 국제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음을 반영할 때 2012년 개최될 2차회의에서는 참가 정상수는 더욱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또 2012년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세계의 정치환경이 큰 변화를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와 미국은 대선이 개최되며, 러시아와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가 결정되는 해이기도 하다. 주변국이 모두 정치적 격변기를 맞이하는 상황에서 북핵문제를 논의하는 정상급 회의 개최는 한반도 평화를 공고히 하는데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 정부는 이번 핵안보정상회의 주최국인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과 긴밀히 협조하면서 2012년 핵안보정상회의 준비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며 "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범정부적으로 준비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워싱턴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