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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그 지옥에서도 살아 돌아왔는데 이번에도 꼭 살아 올 겁니다.”
27일 해군 초계함 천안함의 실종자 명단에 박경수 중사(30)가 포함됐다는 소식에 제2연평해전 전사자 유족들은 말을 잃었다. -
- ▲ 제2연평해전 당시 부상을 입었던 박경수 중사의 모습 ⓒ 자료사진
당시 전사한 조타장 고 한상국 중사의 부인 김종선씨는 “그날의 악몽이 떠올라 밤새 잠을 못이뤘다”며 눈물을 보였다.
2002년 6월 29일 일어난 제2연평해전에서 김씨의 남편 한상국 중사는 조타장으로, 실종된 것으로 알려진 박진성 중사는 당시 하사로 갑판장으로 참수리 357정에서 함께 근무했다.북한 함정의 기습도발로 일어난 제2연평해전에서 보수장 박경수(당시 22세) 하사는 적진 반대편 우현에 있는 63포 사수였다. 좌현이 피격되면서 62포 사수 박진성 하사가 쓰러지는 것을 보고 박경수 하사는 곧바로 총탄이 쏟아지는 좌현으로 달려갔다.
박 하사의 M60 기관총을 대신 잡은 박경수 하사는 정신없이 적함을 향해 총탄을 날렸다.
사격전이 끝났을 때 바로 옆에 있던 서후원 하사는 적탄 파편에 당해 이미 숨져 있었다.
박경수 하사 역시 적탄에 중상을 입었지만 자신의 부상 사실도 모른 채 전투에 임했던 용사였다.김종선씨는 “슬하의 두 아이들이 아직 어리다”라며 “꼭 살아 돌아오길 바란다”고 울먹였다.
참수리 357정의 의무병으로 근무하다 온몸에 총상을 입고 전사한 고 박동혁 병장의 아버지 박남준씨는 “박경수 중사의 부모가 우리와 같은 아픔을 평생 겪으며 살아가서는 안된다”며 무사귀환을 기도했다.
박씨는 지난 12일 동해 해군기지에서 해군 신병들과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그때 군생활 잘 하라고 당부한 이들병들이 이번 실종자 명단에 다수 있다”라며 울먹였다.
고 박 병장의 어머니 이경진씨는 “밤새 눈물로 지새웠다”며 “제2연평해전의 끔찍했던 순간이 되살아나 너무 고통스럽다”고 말했다.
박경수 중사의 가족은 현재 통화가 불가능한 상태. 박 중사의 보금자리인 평택 2함대 사령부의 해군아파트엔 교회 교우들이 모여 무사귀환을 바라는 기도를 하고 있다. 한 교우는 “박 중사의 부인이 통화를 할 수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