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권인수위원회가 구성될 때부터 잘못됐습니다. 우선 위원장을 잘 뽑아야 됐는데,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할 지를 전혀 모르는 사람이 그 자리에 앉아 날마다 실수만을 되풀이했습니다. 제일 큰 과오는, 물러나는 정권에서 일하던 사람들과 불필요한 마찰을 빚어 공연한 반감을 사기 시작할 때 알았습니다.

    정권인수위원회는 노무현 정권으로부터 정권을 인수하는 절차만 밟으면 될 일이지, 이게 잘못되고 또 저게 잘못됐다는 식으로, 정권을 내놓게 된 사람들을 감정 나게 했다는 것은 언어도단입니다. 물러나는 정권의 잘못은 새 정권이 들어서서 할 일이지, 정권인수위원회가 그 일을 맡아서 해야 할 법적근거도 사실은 전혀 없는 것입니다.

    노 씨 밑에서 일하던 사람들도 새 정권에 한 가닥 희망을 걸게 해야 무난하게 고비를 넘길 수 있는데, 정권인수위는 신·구정권 사이에 쌈을 붙이고 해체된 셈입니다. 반미·친북 정권 10년에 그들이 언론에 박아놓은 사람들이 부지기수인데 KBS의 사장 한 사람의 사표를 받아내기도 어려운 이명박의 새 정권이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새 대통령은 마땅히 국보 앞에 이렇게 소신을 밝혔어야 합니다. “대한민국에는 좌도 없고 우도 없고 따라서 중도도 없습니다. 나는 다만 헌법을 준수하여 이 나라의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해야 할 책임이 있을 뿐입니다.” 그렇게만 한 마디 하고 태연한 자세로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나는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니고, 중도 실용주의자입니다”라고 한 마디 하는 바람에, 대한민국 땅에는 이념상에 혼란이 왔습니다. 수습이 매우 힘들게 되었습니다.